[친절한 쿡기자] 센트럴을 점령한 홍콩 시위대의 다섯 가지 ‘스마트’ 전략

[친절한 쿡기자] 센트럴을 점령한 홍콩 시위대의 다섯 가지 ‘스마트’ 전략

기사승인 2014-09-30 22:02:55

폭풍전야입니다. 중국의 국경절인 다음달 1일부터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SNS에는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는 해시태그를 타고 현지 상황이 생생히 전달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경찰이 뿌리는 최루가스와 페퍼 스프레이에 맞서 우산을 펼쳐든 시위대를 보고 ‘우산 혁명’이라는 이름도 붙였습니다.




중국은 시위가 격화되자 웨이보에 올라온 시위 사진을 삭제하고 인스타그램을 차단했습니다. 아랍권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처럼 SNS가 시위를 확산시킨다고 생각한 거죠. 하지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분위기입니다. 홍콩 시위대는 훨씬 스마트하게 움직이고 있거든요.

미국의 기술 전문 매거진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는 29일 홍콩 시위대 다섯 가지 전략을 분석한 글을 게재했습니다. 모두 인터넷을 활용한 방법들입니다. 한번 살펴볼까요.

첫 번째는 구글 드라이브입니다. 구글은 클라우드 기반의 파일 저장·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개별 파일을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스프레드시트 같은 문서작성도 가능합니다.



시위대는 구글 드라이브를 이용해 주요 시위 지역에 필요한 물품들을 표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음식, 물, 고글, 비닐 등이죠. ‘사람이 필요하다(PEOPLE NEEDED)’는 단어도 눈에 띕니다. 이 문서는 인터넷만 연결되면 누구나 볼 수 있고 수시로 업데이트가 가능합니다.

두 번째는 페이스북과 왓츠앱입니다. 페이스북은 믿을 수 있는 정보를 나누는 중심지입니다. 시위 지도자들은 규칙적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립니다. 경찰을 피해 안전하게 쉴 수 있는 장소나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장소를 공지하죠. 가족이나 친구들과 연락할 때엔 페이스북이 인수한 왓츠앱을 사용합니다. 왓츠앱은 우리나라의 카카오톡처럼 홍콩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시위자들끼리는 어떻게 소통할까요? 여기엔 파이어챗을 사용합니다. 이 앱은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도 상대방이 반경 70m 안에만 있으면 블루투스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이 인터넷 연결을 끊을 수 있다는 루머가 나온 후 다운로드가 폭주했습니다. 시위 기간 동안 10만 명이 가입했고 시위 첫날밤 동시 접속자 수는 3만3000명까지 치솟았습니다. 이것이 세 번째입니다.



시위를 이끈 네 번째 요소는 HKgolden이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입니다. 원래 새로 나온 전자제품을 두고 토론하는 곳이었는데요. 이용자들이 대부분 1980년대 이후 태어나 반공 성향이 짙은 사이트였습니다. 덕분에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시위대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마지막으로 CODE4HK라는 온라인 단체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현장을 생중계하는 방송 채널, 지도 등 시위와 관련된 많은 자료들을 제공했습니다. CODE4HK는 올해 초 대만 시위대가 의회를 점거한 사건을 이끈 단체이기도 합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시위를 주도하는 강력한 무기가 됐습니다. 그렇다고 눈앞의 최루가스까지 막아줄 수는 없겠죠. 시위대가 도심 점거에 나서면서 벌써 41명이 다쳤습니다. 시위 지도자들을 포함해 78명이 체포됐다고 알려졌고요. 불법 시위대라고 불리는 평범한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외칩니다.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한다.” 그들의 목소리가 평화롭게 전달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박상은 기자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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