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인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이 퇴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뒤 5개월 가까이 치료를 받고 있다.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점차 좋아지고 최근 주변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앉아 있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변 사람을 알아볼 정도로 인지·판단 기능이 회복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의료진은 이 회장이 편안한 자택에서 치료를 받으면 인지·판단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자택 치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물산은 이 회장의 퇴원에 대비해 이태원동 자택에 침상이 들어갈 수 있는 의료용 승강기 설치 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삼성그룹 관계자는 “가택 문제는 회사에서 확인하기 어렵고,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5월10일 밤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자택 근처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다음날 새벽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았다. 뇌·장기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저체온 치료를 받고 진정치료를 계속하다 심폐 기능이 정상을 되찾아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입원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