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피격소녀,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되다

탈레반 피격소녀,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되다

기사승인 2014-10-11 00:19:55
사진=노벨 재단

올해의 노벨평화상은 파키스탄의 10대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7)와 인도의 아동 노동 근절 및 교육권 보장 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야티(60)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억압에 반대하고 모든 어린이의 교육권을 위해 투쟁했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어린 나이에도 이미 수년간 소녀들의 교육권을 위해 싸워온 말랄라가 어린이와 청소년도 자신들의 상황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말랄라가 위험한 환경 속에서도 이런 일을 해냈다면서 영웅적인 투쟁을 통해 소녀들의 교육권을 선도적으로 대변했다고 밝혔다.

‘탈레반 피격소녀’로 알려진 말랄라는 11살 때부터 영국 BBC 방송 블로그를 통해 파키스탄탈레반(TTP)의 만행을 고발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2012년 10월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하교 도중 머리에 총을 맞았다.

영국에서 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나면서 파키스탄의 여성 교육권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말랄라는 계속되는 탈레반의 살해 위협에도 전세계에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옹호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피격 후 꼭 2년 만에, 만 17세의 어린 나이로 역대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의 영광도 안게 됐다. 이전 노벨상 최연소 수상자는 1915년 25세의 나이로 물리학상을 받은 영국의 로런스 브래그였다.

함께 수상한 인도의 아동운동가 사티야티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아동을 착취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여러 형태로 평화적 시위를 이끌며 위대한 용기를 보여줬다고 평가를 받았다. 아동 노동 근절 활동을 해 온 아동인권운동가로 1983년 ‘바차판 바차오 안돌란’(아이들을 구하자)이라는 단체를 설립해 지금까지 8만 명 이상의 아동을 강제 노동에서 구했고, 교육과 자활 기회를 제공했다.

1998년에는 103개국 1만개 단체가 참여한 ‘아동 노동에 반대하는 세계인 행진’이란 운동을 조직해 각국 정부에 아동 노동 근절을 촉구하기도 했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2000년 7800만명이던 전세계 아동 노동 규모가 오늘날에는 1억6800만명에 이른다.

노벨위원회는 파키스탄 무슬림인 말랄라와 인도 힌두교도인 사티야티가 교육 및 극단주의 반대를 위한 투쟁에 동참한 것도 시상의 주요 요소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800만 크로네(110만달러)의 상금이 절반씩 수여된다. 올해 노벨평화상 선정 과정에서는 지난해 259명의 후보(단체 후보 50곳 포함)의 기록을 깨고 사상 최대인 278명의 후보가 경합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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