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 국내에서도 대접 못 받아

국산 신약, 국내에서도 대접 못 받아

기사승인 2014-10-14 13:20:55
낮은 약가 책정으로 신약 해외수출 시 낮은 가격으로 제값 못 받아

사용량약가연동제가 신약의 해외진출에 방해가 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은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용량-약가연동제’로 인해 국내 개발 신약의 해외수출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복지부가 신약 가치 등을 반영하여 발표한 약가제도 개선방안이나 각종 해외수출 지원 방안이 신약 수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사용량-약가연동제는 보험재정 절감 효과를 위해 보험 등재 시 약가 협상 과정에서 예상한 사용량보다 실제 사용량이 많거나, 전년 대비 청구량이 일정 비중 이상 증가하면 보험 약가를 낮춰야 하는 제도로 당초 국내 매출 규모가 큰 다국적 제약사의 가격을 억제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했다. 그러나 본 취지와 달리, 사용량-약가연동제는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의 수출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국산 신약은 수출 시 국내에서 책정된 낮은 약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수출 협상 시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하거나, 해외 현지 유통을 담당할 제약사가 낮은 가격을 이유로 유통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었다.

실례로 보령제약에서 출시한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경우, 사용량 약가 변동제에 따른 국내 가격 670원을 기준으로 수출협상을 실시하게 됨에 따라, 중남미 등에서 경쟁 고혈압치료제 디오반과 코자의 해외 판매가격인 1120원, 1157원 등과 비교할 때 이윤을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일양약품의 위궤양 치료 신약인 ‘놀텍’ 역시 사용량 약가 연동제에 따라 2011년 1403원이던 가격이 2014년 1192원으로 떨어져, 브라질, UAE, 터키 등 제약사와 수출 가격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용량-약가연동제에 따라 국내 신약의 약가는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올 9월, 제6회 아시아태평양 경제성평가학회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국내 신약의 등재가는 OECD의 50% 미만이다.

이에 대한 복지부의 대처는 실효성이 없거나 부족했다. 복지부는 작년 9월 사용량-약가연동제 개선과 신약 가치를 반영 등 두 가지 개선사항을 포함한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해외 수출 신약에 대한 사용량-약가연동제 적용에는 변화가 없고, 청구액이 전년대비 60%이상 증가하지 않은 경우일지라도, 전년대비 10%이상 증가하고 50억 원 이상 증가한 경우에는 사용량-약가연동제의 협상대상에 포함시켜 제약회사의 부담금은 더 커졌다.

신약 가치를 반영한 개선방안 부분에 있어서도, 질환의 중증도, 사회적 영향 등을 고려하여 수용한도를 책정하는 경제성평가에 임상근거 마련에 투자된 비용 등의 R&D 투자비용이 반영되지 않아, 실질적인 신약 가치 반영이 미흡했다.

국내 개발신약의 해외수출을 지원 방안 역시 국내 제약사의 해외 경쟁력 확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지원책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다. 원개발국의 약가를 기준으로 수출국의 약가가 결정되는 구조 속에서 경쟁력 있는 약가를 형성할 수 있는 지원책은 전무했으며, 대부분 진출국가의 인허가 획득지원, 인허가 절차 간소화, 국제기구 조달시장 동향 등 보조적 행정적 지원에 그치고 있었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ju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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