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유재하를 기억하고 신해철을 추모했습니다. 29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유재하 특집으로 꾸며졌습니다. 피아니스트 김광민, 가수 장기호, 조규찬, 박원은 유재하와의 인연을 털어놓고 노래로 그를 추억했죠. 신해철을 애도하는 메시지도 함께 전했고요.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방송에서 김광민과 장기호는 생전 유재하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김광민은 유재하와 찍은 사진을 보며 “어렸을 때 재하는 개구리 상이었다”고 웃었죠. 그러면서 “재하가 술을 굉장히 좋아했다. 술을 마시다 돈이 떨어지면 집에서 돈을 가져와 더 마실 정도로 애주가였다”고 회상했습니다.
장기호는 “재하가 작곡도 잘하지만 작사를 기가 막히게 한다. 별거 아닌 단어를 멋지게 만든다”며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불렀습니다. 유재하가 1987년 8월 1집 발표 후 유일하게 TV 출연한 영상으로 남은 곡입니다. 김광민은 친구 유재하를 위한 추모 곡 ‘지구에서 온 편지’를 연주했고요. 유재하의 교통사고 소식을 들은 다음날 쓴 곡이라네요. 연주를 마친 김광민은 “재하 생각이 나네요”라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유재하의 감동적인 러브스토리도 공개됐습니다. 모든 곡이 한 여자만을 위해 만들어졌다네요. 김광민은 “플루트를 하는 분이었다. 재하의 1집에서 플루트 연주를 하기도 했다. 유재하에게 사랑은 오직 그분 뿐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고인이 된 유재하에게 남긴 한 마디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김광민은 “(유재하를 만난다면) 그 동안 너무 보고 싶었다. 잘 있었니? 네가 있었으면 좋은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냈을 텐데…. 반갑다고 말하면서 한동안 부둥켜안고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술 한 잔도 하고요.
장기호는 “너로 인해 그래도 우리나라 대중음악이 아직 건재하다. 천국에서도 계속 음악 하고 있냐. 거기서는 어떤 음악 듣냐”고 묻고 싶다네요. 이외에도 조규찬과 박원은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 나가게 된 계기를 설명하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방송은 고 신해철을 추모하며 끝냈습니다. ‘그리고 우리 곁을 떠난 또 한 사람 편안히 잠드시길.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신해철의 ‘일상으로의 초대’ 뮤직비디오가 나왔죠.
시청자들은 추억에 젖은 듯한 모습입니다. “유재하 노래와 클로징 신해철, ‘일상으로의 초대’까지 가슴이 먹먹해진다” “라디오스타 고품격 음악방송 맞네” “유재하 특집 보면서 11월이 돌아 왔구나 알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라디오스타’는 2009년 고 김현식, 2013년 고 김광석 추모방송을 했습니다. 언젠간 신해철 추모 특집도 하겠죠?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