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비하인드]‘상의원’ 한석규, 열등감 덩어리 손…대역은 없었다

[쿡비하인드]‘상의원’ 한석규, 열등감 덩어리 손…대역은 없었다

기사승인 2014-12-11 17:02:55
사진=영화사 비단길 제공

배우 한석규(50)는 지금도 연기 잘하는 사람을 보면 열등감을 느낀다고 했다. 과거엔 손 때문에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언젠간 이 손을 쓰는 날이 오지 앓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스무 번째 영화인 ‘상의원’(감독 이원석)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손을 드러냈다.

10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상의원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술잔을 마주한 한석규는 “영화에서 나온 손이 실제 제 손”이라며 웃었다. 손을 펼쳐 보이면서 “열등감을 느끼는 요소 중 하나였다. 적어도 30대까지는”이라며 “(손톱을 감추기 위해) 손깍지를 끼거나 주먹을 쥐곤 했다”고 고백했다.

영화는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만들던 상의원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움을 향한 대결을 그렸다. 한석규가 연기한 조돌석은 천민 신분으로 입궐, 30년 동안 상의원에서 의복을 담당한 인물이다. 극중 돌석이 어린 시절부터 바느질을 한 탓에 손톱이 곪아 뭉개진 장면이 나온다. 당연히 손 대역을 쓰지 않았을까 했지만 의외로 아니었다.

한석규는 “지금까지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손을 클로즈업 하는 신에서 대역을 썼다”며 “어렸을 때 앓아서 손톱이 곪았다. 흙 놀이 등을 하면서 더욱 심하게 뭉개졌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시사회 전날 한석규가 출연한 SBS 드라마 ‘비밀의 문: 의궤 살인사건’이 종영했다. 상의원을 먼저 촬영하고 드라마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상의원 시사회를 마치고 “자식을 낳은 느낌이다. 평생 이런 마음을 가지고 싶다”고 했다.

비밀의 문은 방송 초기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줄곧 한 자리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속상하진 않았을까. 한석규는 “이런 질문을 받을 수 있어서 인터뷰가 힘든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2000년대 이후 찍은 작품 대부분이 그렇지 않았냐”고 반문하면서 “속상하진 않다”고 했다.

“연기를 20년 넘게 하다 보니 저만의 기준이 생긴 것 같아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기를 하기보다 제가 보기 위해 하죠. 제가 연기한 걸 보면서 스스로 평가하고 때론 만족하기도 해요(웃음).”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최지윤 기자 기자
jyc8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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