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갑질 조현아 목격자 “파일 던지고 승무원 밀쳐”

슈퍼갑질 조현아 목격자 “파일 던지고 승무원 밀쳐”

기사승인 2014-12-13 17:44:55
사진=서영희 기자

땅콩 회항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사무장과 승무원에 폭언·폭행이 없었다는 대한항공 주장이 거짓이라는 탑승객의 증언이 공개됐다.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바로 앞자리 일등석에 앉았던 박모(32·여)씨는 13일 서울서부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 전 부사장이 사무장에게 내릴 것을 강요했고 승무원에게 고성을 지르는가 하면 손으로 승무원의 어깨를 밀쳤다고 밝혔다.

박씨는 “조 전 부사장의 목소리가 워낙 커서 일반석 사이 커튼이 접힌 상태에서 일반석 승객들도 다 쳐다볼 정도였다”며 “승무원에게 태블릿 PC로 매뉴얼을 찾아보라는 말을 해서 ‘누구기에 항공기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릎을 꿇은 채 매뉴얼을 찾는 승무원을 조 전 부사장이 일으켜 세워 위력으로 밀었다. 한 손으로 승무원의 어깨 한쪽을 탑승구 벽까지 거의 3m를 밀었다”며 “(매뉴얼이 담긴) 파일을 말아서 승무원 바로 옆의 벽에다 내리쳤다. 승무원은 겁에 질린 상태였고 안쓰러울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이어 “승무원에게 파일을 던지듯이 해서 파일이 승무원의 가슴팍에 맞고 떨어졌다”며 “승무원을 밀치고서 처음에는 승무원만 내리라고 하다가 사무장에게 ‘그럼 당신이 책임자니까 당신 잘못’이라며 사무장을 내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다만 조 전 부사장이 사무장을 때리거나 욕설을 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며 음주 여부도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소란은 20여 분간 계속됐으며 이륙 이후에도 기내 사과방송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출발 후 기내에서 저도 심적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니까 언제 일이 터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 눈치를 보게 되더라”며 “승무원에게 물어봤을 때 내부적인 일이라고만 해 더는 물어보지 않았는데 기사를 보고 너무 황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가 봐도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기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의 행동은) 정말 백번 잘못한 것”이라며 “지적은 비행기에서 내려서도 할 수 있는 건데 본인 사무실은 아니지 않으냐. 고작 그런 일 때문에 비행기를 돌려야 했고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해 스트레스를 받고 온 14시간이 너무 화가 나서 콜센터에 전화해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박씨가 콜센터에 연락 후 지난 10일에야 대한항공의 한 임원이 전화해 사과 차원이라며 모형비행기와 달력을 보내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두 번이나 전화를 해도 바로 전화가 오지 않았고 해당 임원은 ‘혹시 언론 인터뷰를 하더라도 사과 잘 받았다고 얘기해달라’고 해 더 화가 났다”며 “나중에 이미지가 깎이니까 애매한 사과문을 발표해놓고 무마시키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느낌”이라고 짚었다.

검찰은 해당 항공기의 기장과 사무장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이날 승객 박씨 등 관련자를 불러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 혐의를 일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전날 조종석녹음기록(CVR)과 해당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수거해 분석 중이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최지윤 기자 기자
jyc89@kmib.co.kr
최지윤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