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 노동자 고공 농성을 지지한 가수 이효리(35)가 성장기 시절 개인사를 털어놔 이목을 끌었다.
23일 인터넷에는 전날 한겨레가 보도한 이효리 인터뷰 기사의 일부분이 주목을 끌었다. 앞서 이효리가 자신의 트위터에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된 뒤 이뤄진 인터뷰였다.
해당 기사에서 이효리는 “어릴 때 서울 사당동 이수시장에서 아빠가 이발소를 했다”며 “4남매 여섯 식구가 2평이 안되는 방 하나 딸린 이발소에서 생활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살기가 버거워 아빠는 틈틈이 시장에서 과일 좌판을 했는데 노점 단속을 나와서 과일 좌판을 막 엎어버리고 하는 모습이 어린 시절의 강력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래서) 저는 돈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이나 멸시당해 힘들어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보면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불끈불끈 솟구쳐 오르고 그런 마음이 있다”며 “동물 보호를 시작한 것도 그래서였던 것 같다. 제일 약한 것이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효리는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쌍용에서 내년에 출시되는 신차 티볼리가 많이 팔려서 함께 일하던 직원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회사가 안정되고, 해고되었던 분들도 다시 복직되면 정말 좋겠다”며 “그렇게만 된다면 티볼리 앞에서 비키니 입고 춤이라도 추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이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굴뚝 농성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보인다. 쌍용차 해고노동자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지난 13일 오전 4시쯤 쌍용차 평택공장 내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며 사측과의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쌍용자동차는 2009년 4월 경영난을 이유로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직원 2646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같은 해 6월 직원 1666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980명에 대해서는 정리해고를 실시했다. 희망퇴직에 반대한 159명은 정리해고됐다. 해고된 직원들은 해고무효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적법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2심에서 해고 무효 판결로 뒤집힌데 이어 최근 3심에서 상고기각 및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다.
이효리는 그간 사회 문제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2월엔 시민 10만명이 1인당 4만7000원씩 내 쌍용차와 철도노조 등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의 모금에 참여했다. 또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동물 학대 문제 등에 대한 견해를 꾸준히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