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운전자는 ‘배려할 줄 모르고’, ‘잘못하고도 모른다’

여성운전자는 ‘배려할 줄 모르고’, ‘잘못하고도 모른다’

기사승인 2015-01-06 14:18:55
남성운전자는 ‘생트집을 잡고’, ‘일부러 난폭하게 군다’

남성운전자와 여성운전자는 서로 불신하고 반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여성운전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것에 대해서 남녀 모두가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왜 부정적인지는 서로 다르게 보고 있었다.

남성운전자들은 여성운전자들이 운전의 기본을 모르거나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여성운전자들은 남성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니 여성에게 생트집을 잡고 일부러 난폭하게 행동한다고 보고 있었다. 남성은 터지는 속을 다스리고 있고 여성은 남성의 야만적 위협에 떨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는 2014년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5416명의 남녀운전자에게 여성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10개의 문항으로 조사했다.

사용된 10개 문항 중 남녀의 긍정률의 평균이 가장 높은 문항은 ‘남성은 여성운전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76%)였으며, 그 다음은 ‘여성의 운전 미숙은 경험부족 때문’(72%), ‘여성은 주차가 서툴다’(70%)의 순이었다. 남녀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남녀 평균 70% 이상의 운전자가 ‘남성은 여성운전을 부정적으로 보고’, ‘여성의 운전 미숙은 경험이 적기 때문’이고, ‘여성은 주차에 서툴다’는데 공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의 긍정률이 높은 문항은 서로 크게 달랐다. 남성의 긍정률은 ’여성은 잘못하고도 모름’이 79%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여성은 주차 서투름’(77%)이었다. 이로 미루어 남성이 갖고 있는 여성운전에 대한 태도의 핵심은 여성이 운전의 기본과 규칙을 잘 모르거나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여성은 ‘남성이 꼬투리를 잡고’(85%), ‘여성운전을 부정적으로 생각’(84%)하고 ‘여성에게 일부러 난폭하게 행동한다’(76%)에 대해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었다. 요약하면 여성이 운전하는 것이 보기 싫어서 남성 운전자들이 생트집을 잡고 난폭하게 군다는 것이다.

남성은 여성의 운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여성은 남성의 태도와 행동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남녀의 태도 간에 큰 괴리를 보였다.

남녀간의 차이가 가장 큰 것은 ‘꼬투리 잡기’로 여성운전자의 85%가 그렇다고 본 반면, 남성은 35%만 인정해 무려 50%p의 차이가 있었다. 그 다음은 ‘일부러 난폭’으로 여성의 76%, 남성의 42%가 긍정 반응을 해 34%p의 큰 차이가 있었다. 이 문항 둘은 여성에게 10개 문항 중 가장 동의율이 높은 편이었다면, 남성에게는 가장 낮은 두 문항이었다. 여성 대부분(84%)은 ‘남성이 여성운전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편파적으로 판단하고 과격하게 행동한다고 보는 반면, 남성은 그것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있었다.

이와 반대로 남성의 긍정률이 여성보다 크게 높은 문항은 ‘여성은 배려할 줄 모름’으로 남성 46%, 여성 17%로 29%p의 차이가 있었으며, 그 다음으로 ‘여성은 잘못하고도 모름‘으로 24%p 차이(남성 79%, 여성 55%), ‘여성운전은 척 보면 표남‘으로 20%p 차이(남성 63%, 여성 43%)가 있었다. 이 문항들은 여성이 운전의 기본 규칙을 모르거나 무시한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됐다.

‘여성이 잘못하고도 모른다’는 문항에 과반수(55%)의 여성이 동의한 것이나 ‘여성운전은 척 보면 표남’에 43%가 긍정한 것은 여성 자신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여성은 배려할 줄 모름’에 대한 동의율(17%)이 가장 낮은 것은 여성운전에 문제가 다소 있어도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걸 보여주었다.

남녀간 갈등과 불신의 근원은 여성운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인 것으로 보였다. 남성은 이런 시각 때문에 여성의 운전을 더 부정적으로 보고 반응하고, 여성은 남성의 반응을 차별적이고 야만적인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다행이라면 이런 불협화가 느리지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ju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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