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클라라(한국명 이성민·29)에게 소속사 관련 질문을 했던 기억이 있다. 가볍게 던진 화두였지만 클라라는 당황한 듯 극히 말을 아꼈다. 그리고 불과 일주일 뒤 그는 연예기획사 폴라리스와 법적공방에 휘말렸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클라라를 만났다. 클라라가 첫 주연한 영화 ‘워킹걸’ 홍보차 이뤄진 인터뷰였다. 만나자마자 발랄하게 인사를 건넨 클라라는 참 밝은 아가씨였다. 한 시간여 동안 이뤄진 인터뷰 내내 그는 밝은 에너지를 발산했다.
어떤 질문을 해도 생글생글 웃으며 대답했다. 진지한 자세로 답변에 임했고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려 노력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질문에서는 예외였다. 소속사 관련 질문이었다.
작품과 배우 생활 등에 대한 얘기를 주로 주고받다 문득 스치는 말로 “최근 소속사 문제로 약간 시끄러웠던 걸로 아는데 어떻게 된 거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때 클라라는 처음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때는…”이라며 말문을 열었지만 이내 발언을 다시 정정했다.
클라라는 “지금 1인 기획사로 일을 잘 하고 있어요”라고 말하고는 어색하게 웃었다. 그러더니 “근데 소속사가 아니라 에이전시”라면서 “저는 뭐 제가 하는 일 꾸준히 열심히 하고 있죠”라도 대답했다. 그렇게 짧은 대답을 마치고는 클라라는 다음 질문을 하라는 듯 눈빛을 보냈다.
그 인터뷰를 한지 딱 일주일만인 14일 클라라가 지난달 말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소속사 대표 이모씨의 언행에 성적 수치심을 느껴 9월 계약 해지를 이미 통보했고 계약 효력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소송을 냈다는 것이다.
클라라 측은 60세가 넘는 이모씨가 “난 결혼했지만 여자친구가 있다” “넌 다른 연예인들과 다르게 신선하고 설렌다”는 등의 문자를 여러 차례 보냈다고 주장했다. “할 말이 있다”며 클라라에게 저녁 술자리를 제안하기도 했고, 클라라와 함께 일하는 김모씨를 남자친구로 보고 “결혼을 하면 불행해진다”는 발언을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속사 측은 “클라라 측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클라라와 매니지먼트 권한을 위임하는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는데, 클라라 측은 상의없이 독단적으로 행동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클라라 측이 앞뒤 내용을 모두 자르고 이상한 사람처럼 회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클라라와 아버지 이승규씨를 협박 혐의로 고소한 상태”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