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친절한 쿡기자=김민석 기자] 아이 키우는 엄마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일이 또 터졌습니다. 이번엔 전직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악덕 원장’을 고발하고 나섰네요. 보육교사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여론이 우려스럽다는 기사를 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불신을 초래하는 사건이 또 발생해 안타깝기만 합니다.
최근 인천 남동구청은 학부모들로부터 ‘남은 냉동밥으로 끓인 죽을 원생들에게 먹인다’ ‘차량을 보호장비 없이 불법적으로 이용한다’ 등의 제보를 받고 경찰에 해당 어린이집 원장을 고발했습니다. 파문은 이 어린이집을 다니다 그만둔 보육교사가 인터넷에 사연을 올리면서 더욱 커졌습니다. 이 내용은 ‘인천 서창동 OOO어린이집 비리에 관한 교사양심선언’이라는 제목으로 주요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습니다.
글을 작성한 A씨는 “원생 38명과 선생님 10명이 25인승 승합차 한 대와 11승 한 대로 이동했다” “어린이집 차량에 36개월 미만 영아가 탄다. 불법이지만 어떤 보호장비도 없이 운행한다” “낮잠시간인데 바닥이 너무 차 확인해보니 보일러가 꺼져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원생들에게 먹일 계란찜을 비위생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이 외에도 이상한 냄새가 나는 잔반을 이용하거나 식비를 아끼기 위해 아이들이 잘 먹지 않는 오이 초무침이나 미역 줄기, 김치전 등을 낸다고 합니다.
그는 이어 부실·편법 운영을 지적했습니다. ‘무료’ 실내놀이터, 물놀이 장소를 이용하고 “보육료는 어디다 쓰느냐”는 학부모들의 항의가 나올리도 몰라 장소를 알리지 말라는 식입니다. 이를 위해 미리 아이들에게 거짓말까지 가르쳐 준다고 하네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A씨가 공개한 카톡 메시지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 원장은 물의를 빚은 근처 어린이집을 위해 인근 원장들이 힘을 합쳐야 하지 않느냐는 내용을 전파하기도 했네요. 그 원장이라는 분들 중엔 아이를 키우는 엄마도 있을 텐데 양심을 어디에 팔아먹은 걸까요.
A씨는 “참다못한 학부모들이 여러 차례 관계 구청과 시청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구청이 점검 전 어린이집에 전화를 해 점검 사실을 알려줬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그러면 원장이 미리 가짜 차량이용원아 명단 등을 만들어 대비했다고 하네요.
네티즌들은 “어린이집 원장들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신물이 난다”는 반응입니다. “말 못하는 아이들을 상대로 저게 뭐하는 짓인가?” “이거야 말로 구조의 문제다” “가재는 게 편. 관련 공무원들도 한통속이다” 등의 격한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공무원들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는 댓글도 많았습니다.
경찰은 “학부모들이 제기한 의혹을 중심으로 제보 및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며 “추후 혐의가 발견되는 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A씨가 제기한 의혹들도 함께 조사할 예정이라고 하니 어떤 결과가 나오나 지켜봐야겠습니다.
일하는 엄마들이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세상을 바라는 게 지나친 욕심인 걸까요.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