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러시아 야권 지도자인 보리스 넴초프 피살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화면이 지난 1일(한국시각)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지난달 27일 오후 11시30분쯤 크렘린궁 인근으로 보이는 한 다리에서 넴초프와 연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걷고 있다. 영상이 흐릿해 잘 보이지 않지만 이들 뒤로는 제설차가 천천히 따라왔고, 이후 제설차와 넴초프 일행이 마주치는 순간 한 남성이 달려 나와 뒤따르던 승용차를 타고 사라졌다. 암살 용의자가 넴초프의 이동 동선을 미리 파악한 뒤 그에게 총격을 가한 후 달아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범인을 잡기 위해 특별 수사팀을 설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 내무부는 넴초프 살해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면 “300만 루블(약 5만 달러)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러시아 야권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넴초프의 정치적 동료인 일리야 야신은 “이것은 분명한 정치적 살인”이라며 “러시아 사회를 불관용으로 뒤덮은 푸틴 정권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도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즉각적인 범인 체포와 신속한 처벌”을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 정부가 투명하고 신속하게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스크바에선 5만여 명의 시민이 모여 넴초프를 추모하는 거리 행진을 벌였다.
현지 매체들은 “경찰이 ‘용의자가 갈색 스위터에 청바지 차림이었다’라는 목격자 증언을 토대로 수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