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KBS ‘추적 60분’이 ‘열정페이’에 대해 파헤쳤다. 열정페이란 사용자 측에서 구직자들을 상대로 ‘일하는 것 자체가 경험되니 적은 월급(혹은 무급)을 받아도 불만 가지지 마라. 너 아니어도 할 사람 많다’라는 태도를 보일 때 이를 비꼬는 말이다.
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추적 60분에서는 취업난이 만들어낸 대한민국의 일그러진 자화상, ‘열정페이’편이 다뤄졌다.
대한민국 패션계의 열정페이 논란은 지난해 10월 인터넷에 ‘한 유명 패션 디자이너의 직원 월급내역’이라는 글이 게재되면서 시작됐다. 해당 글에 따르면 견습은 10만원, 인턴은 월 30만원, 직원은 100만원 남짓한 금액을 받았다. 견습생들은 매일 10시간이 넘는 중노동에도 불구하고 월 10만원의 급여만을 받는다는 것이다.
추적 60분 제작진이 인터뷰한 K씨는 대리직함을 받고 하루 14시간 넘게 일했음에도 월급은 100만원에 불과했다. K씨가 세계 3대 패션스쿨 중하나인 센트럴세인트마틴 대학교에서 5년간 유학을 마친점을 감안하면 그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16년 차에 접어든 한 디자이너는 이 같은 현실에 “진짜 미안하다. 무관심이 그런 이상한 분들을 더 키워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디자이너 장광효는 “한 번은 잘 터졌다. 이러면서 더 잘 정비하고 성장해야 한다”면서도 “열정페이를 지불할 수밖에 없는 패션계의 구조적 모순과 어려움, 한계 또한 있다”고 전했다.
열정페이는 이제 대학생들의 생계 영역까지 침투해 들어오고 있다. 전북의 한 대학가는 여전히 최저임금이 지켜지지 않는 곳이 의외로 많다. 충격적인 사실은 수습기간이라는 명목으로 업주들이 최저임금의 10%를 떼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단기간의 일자리라도 대학생들은 최저임금의 법적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대학교에서도 학생들은 '학점인정인턴제'를 통해 헐값에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었다. 대학교 4학년인 한 학생은 모 대형마트 학점인정인턴제에 합격해 인턴 자격으로 실무를 배우며 학점을 인정받게 됐다. 그러나 그가 맞이한 현실은 교육보다는 계산대, 물품정리 등 단순노동에 가까운 업무였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노무사와 변호사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을 만났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교육생 신분으로 하고 있는 일 대부분이 정직원이 하는 일과 큰 차이가 없을 뿐더러, 교육의 이름에 걸맞은 프로그램이라든지 교육적인 방식의 지도가 빠져있기 때문에 교육이라기보다는 노동의 과정으로 봐야한다고 평가했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