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규봉 기자] 박근혜정부 들어 여성 일자리 창출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지만 기업들은 이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MB정권에서 특혜를 봤던 롯데와 같은 기업은 여성 임직원의 채용을 늘려 박 대통령의 입맛에 맞게 눈치를 보고 있지만, 그 외 여러 기업들이 여사원들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18대 대선에서 일과 가정생활의 조화를 내세워 미혼 직장여성들, 엄마들, 그리고 주부들로부터 표를 많이 얻은 바 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여성들의 기대도 컸지만 실상은 일부 기업을 제외하곤 전혀 일과 가정생활의 조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중공업 얘기다. 노사가 최근 불거진 여사원 희망퇴직을 두고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는 희망퇴직이 사실상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 사측은 여직원들의 문의에 따른 검토사안이라고 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과장급 이상 사무직 1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 4일부터는 15년 이상 장기근속 여사원 579명을 대상으로 1주일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사측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40개월분의 급여와 자기개발비 1500만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하고 인센티브로 장기근속 포상과 명예승진 등을 추가로 약속했다.
노조는 사무직에 대한 연이은 희망퇴직이 결국 생산직의 구조조정을 위한 사측의 치밀한 계획에 따른 사전작업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노조는 “여사원들에게 다시 희망퇴직을 가장한 면담을 진행하는 것은 향후 노동자들도 언제든지 정리해고 대상에 포함된다는 사측의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이 현재 진행중인 사무직 여사원에 대한 정리해고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쟁의행위 등 더욱 강경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주요 상장사 중 시가배당률이 가장 낮았고, 투자자에게 가장 큰 손실을 안겨주기도 했다.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