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최근 무상급식 중단 결정을 내린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만나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도 “저도 마찬가지”라고 받아쳤다.
문 대표는 18일 경남도청을 찾아 홍 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서 이같이 말하며 “이 자리에 논쟁을 하러 온 것은 아니고, 무상급식 중단에 대한 중재 여지나 해법이 아직도 남아 있는지 그것을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에 대해 “언론에서 무상급식 중단이라고 쓰고 있는데 중단이 아니라 보편적 무상급식에서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을 한다고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며 “도지사가 된 뒤 ‘밥 안 먹어도 좋으니 우리도 학원 다닐 수 있게 해 달라’는 서민들의 요구가 있었다. 어려운 서민 자제들 공부 잘 시키려고 서민 자녀 교육지원비 예산으로 돌린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표는 “지금 들어가서는 안 되는 길을 잘못된 길을 가시는 것”이라고 말하자 홍 지사는 “잘못된 건지 아닌 건지는 나중에 판단해봐야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표는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기분)”이라고 말했고, 홍 지사는 “저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문 대표와 홍 지사의 이날 만남은 지난 13일 문 대표가 제안해 이뤄졌다. 17일 박근혜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의 3자 회동 이후 잇따라 열리는 면담 정치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도지사 한 사람 생각 때문에 급식 문제가 좌지우지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홍 지사도 어렸을 때 수돗물로 배를 채울 정도로 어렵게 살았다고 하는데 배고픈 서러움을 누구보다 잘 알 텐데”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초등학생은 월 4만5000원, 중학생은 5만원이 넘고 고등학생은 6만원이 넘는다고 한다”며 “급식비가 애 둘이면 적어도 10만원인데 가계에 큰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