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해롭고 금연보조제도 아니다”

“전자담배 해롭고 금연보조제도 아니다”

기사승인 2015-04-06 11:37:55
보건의료연구원 전문가 원탁토론 “안전성·금연효과 모두 근거 부족” 결론

[쿠키뉴스=박주호 기자] 최근 금연을 위해 사용이 늘고 있는 전자담배에 대해 금연 관련 전문가들이 안전성 확보가 안 된 것은 물론 금연 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도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지난 2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인 ‘NECA 공명’을 열어 이 같은 결론을 내고 참석자들이 모두 동의한 ‘합의문’을 6일 발표했다.

NECA 공명은 보건의료 분야에서 사회적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해 전문가들이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내는 공론의 장이다. ‘공명(共鳴)’은 남의 사상이나 감정, 행동에 공감해 그 같이 따르려 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NECA 공명에는 좌장으로 나선 조성일 서울대(보건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이성규 NECA 부연구위원, 김주연 NECA 부연구위원, 신호상 공주대(환경교육학과) 교수, 정유석 단국대(의대) 교수, 조홍준 대한금연학회장, 이철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교수,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 원석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사무총장, 김유미 보건복지부 사무관, 최현철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관 등 11명이 참가했다.

합의문을 보면 참가자들은 전자담배의 안전성에 대해 “궐련(연초담배)에 비해 적은 양이지만 발암물질이 검출되며 궐련에 없는 유해성분이 포함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니코틴량을 전자담배 사용자가 조절하는 경우 인체 유입량 예측이 어려워 직간접적 니코틴 노출에 의한 안전성이 확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의견을 모았다.

전자담배의 금연 효과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전자담배의 금연효과에 관한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게 확보되지 않았다”며 “전자담배를 금연보조제로 광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참가자들은 향후 규제 방안으로 “전자담배가 궐련과 같이 규제되고 있지만 전자담배 기기 자체의 안전성과 니코틴 용액 농도 수준, 첨가물의 안전성 관리방안 마련을 위해 근거에 기반을 둔 전문가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한편 NECA는 전문가(대한가정의학회 소속 회원) 33명과 일반인 1000명(흡연자·비흡연자 절반씩)을 대상으로 지난 2월 진행한 전자담배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전문가 97.0%는 ‘전자담배가 해롭다’고 생각했으며 87.9%는 ‘전자담배를 금연보조제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57.6%는 ‘금연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전자담배의 판매와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57.6%나 됐다.

일반인 중 ‘전자담배가 해롭다’고 생각한 사람은 71.6%였으며 ‘금연보조제로 효과가 있다’는 응답은 30.3%나 됐다.

전문가들과 달리 일부 일반인은 전자담배의 유해성과 효과성에 대해 우호적으로 인식해 전자담배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를 일반인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태환 NECA 원장은 “현재 금연보조제로 인식되고 있는 전자담배의 안전성 및 금연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상황”이라면서 “전자담배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분석 및 정책적 관리방안 마련 등 공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pi0212@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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