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손경식 CJ회장이 16일 각기 다른 장소에서 창조경제의 홍보대사로 나섰다. 재계 두 거물의 닮은꼴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두 회장은 지난 2월부터 창조경제와 관련한 사업을 개시했다. 두 달만에 같은 날 이와 관련한 현장 점검 혹은 출범식을 가졌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 때문에 박근혜정부와 ‘코드 맞추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구본무 LG 회장은 16일 청주시 소재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충북 지역의 LG협력회사, LG하우시스 공장을 방문했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의 행보에 대해 ""창조경제 활성화 추진 현황과 운영계획에 대해 점검하고, 생산혁신 현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너가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LG 최고경영진 30여명이 대거 동행했다. 계열사 CEO들이 모두 참여한 사례는 흔치 않다. 이들은 대형 버스 2대에 나누어 타고 대대적인 현장 점검에 나섰다.
LG는 이날 중소, 벤처기업을 위해 LG가 보유한 2만5000건의 특허를 공개했다. 기존에 공개한 특허까지 합치면 총 5만2000여건의 특허를 공유하게 된 셈이다.
특허가 기업의 생명줄이 됐다는 것을 생각할 때, 구 회장의 파격 행보는 그만큼 LG가 창조경제의 전도사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이곳에서 ""중소, 벤처기업이 보다 실질적 도움을 받아 성장하고 성과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꼽힌다. 최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기업들이 각기 연고가 있는 지역에서 창조경제센터를 속속 개소하며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5일 대구(삼성), 10월 10일 대전(SK), 11월 24일 전북(효성), 12월 17일 경북(삼성), 올해 1월 27일 광주(현대차)에 이어 LG는 6번째로 창조경제센터를 출범시켰다.
LG는 이 센터에 3년간 1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과 맞아 떨어진다.
충북은 LG의 대표 연고지는 아니다. LG는 창업주의 생가가 있는 진주나 대규모 공장단지가 있는 창원, 본사가 있는 서울 등지를 대표적인 연고지로 꼽는다. LG가 충북을 혁신센터로 택한 것은 혁신센터 출범을 주도하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이날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출범식을 열고 '창조경제추진단'을 발족했다. 이날 이채욱 CJ 대표이사, 김철하 CJ 제일제당 대표 등 주요 계열사 CEO 10여명이 참석했다.
손 회장은 “창조경제추진단 운영을 통해 융복합 문화콘텐츠가 국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선순환되는 생태계 조성을 앞당기는 데 온 힘을 쏟아달라”고 말했다.
CJ그룹은 지난 2월 문화산업 육성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이라는 비전 아래 정부와 함께 문화창조융합벨트의 핵심 거점인 문화창조융합센터를 개소한 바 있다. 현 정권 들어 CJ그룹은 영상과 방송 등 문화사업 부문에서 각종 창조경제 사업에 참여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CJ가 서울 상암동에 문을 연 약 2000㎡의 복층 구조 문화창조융합센터는 각종 융·복합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때 필요한 설비를 무료로 제공한다.
IT 기기를 갖춘 스튜디오와 녹음실, 영상편집실, 각종 동영상과 자료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 공사비 100억원과 연간 운영비 10억원은 CJ E&M이 전액 부담한다.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