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가 아니라 ‘창피’”…신경숙 두둔 나선 창비에도 화살 쏟아져

“창비가 아니라 ‘창피’”…신경숙 두둔 나선 창비에도 화살 쏟아져

기사승인 2015-06-18 10:19:55
창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캡처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작가 신경숙(52)의 ‘표절 논란’ 이후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건 일명 ‘아몰랑’ 식 입장을 내놓은 신 작가뿐만이 아니다.

마사마 유키오의 단편 ‘우국’(1983)의 일부 문단을 베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 작가의 단편소설 ‘전설’(1996)을 출간한 출판사 창작과 비평사(창비)도 신 작가를 두둔하고 나서면서 독자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

창비는 신 작가가 표절 의혹에 해당되는 문단이 우국 속 해당 문단과 일부 문장에 소재 배열 순서까지 같음에도 “우국을 본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고, 이와 함께 창비는 “몇몇 유사성을 근거로 표절 운운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 ‘역풍’을 키우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신 작가와 창비의 입장이 나온 후 오히려 시인 겸 소설가 이응준의 표절 주장을 제기했을 때 보다 더 거센 반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창비가 아니라 창피” “창작과 비평이 아니라 표절과 두둔으로 바꿔라”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특히 해명을 자처하고 나선 창비에 대해서는 올곧은 인문정신의 표상으로 불려온 출판사는 옛말이 돼 버렸고, 결국 상업적 탐욕 앞에 굴복해 버리고 말았다는 비난이 줄을 잇고 잇다.

창비 온라인 사이트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상에선 “표절보다 그걸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더 실망스럽다”, “불매 운동하겠다”는 등 거센 비난에서부터 “그간의 역사성을 무화시키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아주길” 등 안타까움의 입장 피력에 이르기까지 반응은 부정적 일색이다.

확인되진 않았지만 자신을 ‘출판사 창비에서 일하는 직원 A’라고 소개한 트위터리언은 17일 “오늘 회사가 발표한 입장이 부끄럽고 실망스러워 계정을 만들었다”며 “내년은 창작과 비평이 세상에 나온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새로운 창작과 비평의 자세’를 위해 곳곳에서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가 신 작가의 표절 논란과 관련해 처음의 입장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모두 헛된 일이 될 것”이라는 멘션을 게재했다.

창비의 입장 표명 내용은 표절에 대한 분명한 입장 제시가 아니라 ‘논점 흐리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문학평론가는 “해명을 보면 두 작품은 유사하지 않다는 설명이 주를 이루는데,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도 두 작품의 유사성을 말하고 있지 않다”며 “또한 표절 내용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해명도 군색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