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42% ‘응급실서 전염병 옮은 적 있어’

간호사 42% ‘응급실서 전염병 옮은 적 있어’

기사승인 2015-06-22 13:11:57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의 절반 이상이 감염돼 ‘메르스의 온상’이란 오명(汚名)까지 뒤집어 쓴 병원 응급실에서 일하는 간호사의 41.5%가 응급실에서 독감 등 각종 전염병에 감염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동아대 간호대 김연하 교수팀이 지난해 8월 병원 응급실 근무 간호사 200명(B광역시 소재 권역응급의료센터 1곳, 지역응급의료센터 4곳, 지역응급의료기관 5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응급실 간호사의 감염노출 예방행위 수행정도와 영향요인)는 ‘근관절건강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조사 대상 병원의 61.5%는 병상수가 800개 이상인 대형 병원이었다.

조사 결과 간호사가 응급실 내에서 가장 많이 감염된 전염병(복수 응답)은 결핵(73명)이었다. 다음은 인플루엔자(60명)·수두(43명)·바이러스성 간염(41명)·옴(12명) 순서였다. 심지어는 응급실에서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옮았다는 간호사도 3명 포함됐다.

김 교수팀은 응급실 감염에 대한 병원 측의 방어 행동을 1∼5점(‘전혀 그렇게 하지 않는다’ 1점, ‘항상 그렇게 한다’ 5점, 점수가 높을수록 감염노출 예방행위의 수행정도가 높음을 의미)으로 계량화했다. 이 결과 ‘응급실에 소독·멸균한 장비가 부족해 감염 예방 행동을 적절히 수행하기 어렵다’, ‘보호 장구가 구비돼 있으나 간호사실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병원 직원들이 보호 장구를 적절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는 항목의 평가 점수는 각각 3.4점·3.7점·3.8점에 그쳤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의료진이 응급 상황에서 인공호흡기·기관 내 삽관 등 에어로졸(aerosol)을 생성시킬 수 있는 처치를 할 때 가운·보호안경 등 보호 장구 착용의 실천이 가장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며“긴박한 응급실 환경에서 보호 장구 착용이 간호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선 또 전체 조사 대상자(200명)의 84.5%(169명)는 ‘감염관리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 95.5%(191명)는 ‘(근무 중인 병원에) 감염관리전담간호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감염노출 관리 지침서를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률도 92.5(185명)에 달했다.

김 교수팀은 “병원 응급실은 전염병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을 가진 환자가 찾아오는데다 다수 치료가 환자의 질병 내력을 전혀 모른 채 이뤄져 늘 감염 위험에 노출된 곳”이며 “병원감염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수적이고, 구비된 보호 장구나 물품을 의료인이 실제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05년 한국산업안전보건 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료종사자의 30.1%가 감염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또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2009년 주사바늘로 인한 상해는 연간 100병상당 10.5건, 병원 직원 100명당 4.07건이라고 발표했다.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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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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