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자의 화장대] 아모레 히트상품 '쿠션'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구기자의 화장대] 아모레 히트상품 '쿠션'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기사승인 2015-07-04 02:00:55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제치고 주식부자 1위에 등극했다고 합니다. 화장품이 휴대폰을 이기다니! 몇 년 전만 해도 상상이나 했을까요? 아모레 주식가치가 획기적으로 높아졌다는 건, 아모레 제품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높으며 그만큼 잘 팔리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러다보니 아모레 직원들은 자꾸 올라가는 입꼬리를 내리느라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기술력 때문입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명품 화장품기업 디올과 쿠션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었죠. 콧대 높은 명품 기업이 아모레의 특허출원한 기술력 ‘쿠션’에 관심을 가진 것입니다. 이런 사례는 국내 화장품업계에서 최초라고 하네요.


아모레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아니라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된 셈이죠. 이렇게 큰 성공을 가져다 준 아모레의 쿠션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쿠션은 선크림과 메이크업 베이스, 파운데이션 등 기초 메이크업 제품을 특수 스펀지 재질에 복합적으로 흡수시켜 팩트형 용기에 담아낸 '세계 최초' 아이디어 상품입니다. 최초의 쿠션 제품 ‘아이오페 에어쿠션’이 출시된 이래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1.2초당 한 개씩 판매되고 있죠. 국내 및 해외에서 143건의 특허 출원 및 14개의 특허 등록을 할 정도로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죠.

쿠션을 개발한 최경호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산뜻한 느낌을 주는 자외선 차단제를 만들되, 튜브나 펌프가 아닌 특별한 용기를 사용해 안정성과 휴대성을 동시에 가지도록 하는 걸 놓고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3600번의 실험을 했다고 하네요.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주차 확인 스탬프에서 나왔습니다. 도장을 꾹 찍으면 잉크가 묻어 나오는 원리를 알아본 것입니다. 이를 잘 응용하면 액체가 흐르지 않도록 콘트롤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직감이 스친 것이죠.

최 연구원은 수분 함량이 높아 점도를 낮춘 자외선 차단제의 내용물을 만든 후 내용물을 발포 우레탄 폼(스펀지)에 침투하게 했습니다. 최적의 재질을 찾아내기 위해 스탬프 제조업체 등을 찾아다니며 스펀지를 확보하고 내용물을 흡수시켜 봤다고 합니다.


마침내 80여 만개의 구멍을 가진 발포 우레탄 폼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탬프 타입의 자외선 차단제가 완성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발포 우레탄 폼의 스펀지를 내장해 내용물을 흘리지 않게 하고, 다른 용기가 아닌 팩트에 담아 휴대성을 높였습니다. 게다가 쿠션의 퍼프인 에어셀 퍼프는 내용물을 더 잘 흡수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쓰이는 합성 라텍스 퍼프보다 1.6배의 보수력을 갖추게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아이오페 에어쿠션은 2013년 9월 단일 품목으로 누적 10000만개 달성은 물론, 2014년 2000억원 판매 돌파 기록을 세워 4초에 1개씩 판매되며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아모레는 2011년에는 처음으로 일본 홈쇼핑 채널을 통해 아이오페 에어쿠션을 소개했습니다. 그 이후로 쿠션 제품은 중국과 싱가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대만, 홍콩 등에서 라네즈의 수분 및 미백 기술을 강화한 '라네즈 BB 쿠션'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에서 '트리트먼트 CC쿠션'을 출시했습니다.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어서 IT생태계를 바꾸었듯, 아모레도 쿠션이라는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을 창출해냈습니다. 앞으로 아모레의 도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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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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