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우리가 없다면, 우리에 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환자와 관련된 정책을 결정할 때는 반드시 환자의 목소리가 대변돼야 한다.”
글로벌 환자권익보호 활동가인 드웨인 웡리거(Durhane Wong-Riege) 회장은 지난 10일 열린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주최 행사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줄곧 환자가 환자 스스로의 권리를 찾아야 할 권리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녀는 “환자가 환자들의 목소리를 주기적으로 내야 그들의 의견이
점점 더 보건·의료정책 결정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드웨인 회장은 최근 환자가 권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개별 환자로서 조명되었다면, 환자단체가 환자를 대신해 주체가 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해 이제는 직접 정부와 파트너로서 일할 수 있다. 이것은 중요한 변화다. 여기서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건의료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의석을 얻기 위해 환자단체가 서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환자는 문 앞에서 서성이는 야만인으로 비유되곤 했다. 야만인처럼 고함치고 소리를 질러야만 누군가가 비로소 문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문을 막상 열고 들어가면 그 다음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심지어 식사에 초대를 받기도 하지만 환자를 제외한 모두가 전문가이고 환자는 평등하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그는 과거 환자의 권리가 보호되지 않았던 아픈 역사를 꼬집었다. 드웨인 회장은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환자의 지식이 늘어나자 정부도 긴장하기 시작했다. 환자들이 환자단체를 만들고 제약사, 보건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을 찾아다니면서 환자들을 교육시켜달라고 요청하고 정부와 보건·의료 정책결정의 파트너로 일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표현하면서 보건당국은 함부로 환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정책을 펼 수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샤프롱(chaperone, 여성, 아동, 지적장애인 등은 진료실에 보호자 혹은 간호사가 동석하는 제도)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드웨인 회장은 “현재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샤프롱가 의료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현실성 있는 대안인지 충분히 고려된 다음 정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드웨인 회장은 IAPO((International Alliance of Patient Organizations, 세계환자단체연합)의 전 회장이자, ‘캐나다 희귀질환환자단체(the Canadian Organization for Rare Disorders)’ 대표 등을 맡고 있다.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