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심정지후 혼수상태 환자가 다시 정상으로 깨어날 수 있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최근 국내 의료진이 심정지 환자의 예후를 24시간 내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박규남(교신저자)·오상훈(1저자)·신경과 손영민·호흡기내과 김석찬(공동저자) 교수팀이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심정지 후 혼수상태로 저체온치료를 받은 환자 130명을 aEEG(amplitude-integrated EEG, 진폭통합뇌파기)를 이용하여 72시간동안 지속뇌파를 측정했다.
그 결과 24시간 내 환자의 뇌파가 지속정상진폭을 회복하면 뇌손상 없이 좋은 예후를 예측하는 민감도가 94.6%, 36시간 내 환자의 뇌파가 지속정상진폭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 나쁜 예후를 예측하는 특이도가 100%로 높은 검사 정확도를 얻었다. 민감도는 환자가 질병에 걸렸을 때 양성으로 진단될 확률, 특이도는 질병에 걸리지 않았을 때 음성으로 진단될 확률이다.
일반적으로 심정지 후 심폐소생술을 받은 환자의 40%는 자발순환이 회복되나 자발순환회복자의 90%는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환자가 혼수상태에 빠지면 저체온치료 하는 과정 중에 근육이완제, 진정제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환자의 예후를 진단하기 어렵다.
이러한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연구팀은 aEEG로 심정지 환자의 뇌파를 측정했다. aEEG는 신생아의 두피에 전극을 붙여 뇌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하는 신생아용 뇌파 검사기다. 이 검사기는 주로 신생아 출생과정 중에 발생하는 뇌손상 여부를 확인할 때 사용한다.
저체온요법은 심장이 멈춘 후 다시 자발순환이 회복된 혼수환자들의 체온을 32~34도로 낮춰 24시간동안 유지한 후 서서히 재가온하는 치료다. 심정지로 산소공급이 중단된 후 심장활동이 회복되었으나 치명적인 뇌손상을 입어 혼수상태를 보이는 환자에서 2차적인 뇌손상을 줄여 환자의 예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증명된 유일한 치료법으로 서울성모병원 박규남 교수팀이 1997년 국내 처음 도입했다.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박규남 교수(응급의료센터장)는 “aEEG를 이용한 예후예측법은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의료진이 직접 뇌 회복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정확한 획기적인 예후예측방법으로, 저체온치료가 종료되기 이전에 환자의 예후를 빠르게 예측할 수 있어 환자의 뇌손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의 변화를 주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적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심장의학 국제학술지인 서큘레이션에 게재됐다.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