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상술·꼼수버린, 어느 제과업체의 노력… 통했다!

[봉기자의 호시탐탐] 상술·꼼수버린, 어느 제과업체의 노력… 통했다!

기사승인 2015-11-12 11:22:55
오리온 제공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지난해였죠? 대학생들이 과자를 엮어 뗏목을 만들어 한강을 건너는 포퍼먼스를 진행한 바 있는데요. 이 포퍼먼스는 국민들에게 아주 큰 반향을 일으켰지요. 다름 아닌 과자업체의 질소포장에 대한 문제를 꼬집었기 때문인데요. 당시 제과업계의 질소 포장이 논란이 아주 컸죠. 그래서 질소를 사니 과자를 주더라라는 말도 생겨났잖아요. 소비자들이 과자를 구매해보니, 내용물에 비해 포장이 너무 과대하더라, 그래서 보니 내용물은 별로 없고 포장에 쓰는 질소만 가득하더라라고 해서 파생된 말이지요.

제과업계가 질소포장으로 비난 받은 후 정확히 1년이 지났습니다. 당시 소비자들의 비난에 일만의 양심에 가책을 느낀 제과 업체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질소는 줄이고, 용량은 늘려 질소과자의 오점을 씻어 내고 있는 것인데요.

중국 진출 후 돈 좀 벌었죠? 초코파이로 유명한 제과업계 1위 오리온이 질소과자 오명을 씻고자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질소를 확 뺐습니다. 사실 질소를 너무 넣어서 문제가 되긴 했지만, 법을 위반하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 법 자체가 질소를 많이 넣게 해놨거든요. 왜냐면 유통과정에서 과자가 파손이 되면 그 또한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일이 되니까요. 하지만 질소포장이 너무 과했지요. 그러니 당시 비난을 피할 수 없었지요. 그래서 그 질소를 과자가 파손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소한으로 줄였습니다. 질소과자로 비난받아 줄인 것은 아니고요, 제과업체들이 꾸준히 질소를 줄여가는 추세에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부 제품에서 과하게 질소를 충전해 포장을 하는 바람에 질소를 줄여가는 추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억울하게 비난을 받았던 것이죠. 질소를 확 줄였다기 보다는 포장에 있어 더 신경을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용량을 확 늘렸습니다. 요즘 나오는 대형 초코파이 보셨습니까? 저는 대형 초코파이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오리온이 드디어 미쳤구나?라고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가격을 안 볼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가격은 똑같더라고요. 요즘 같은 똑똑한 소비자들 앞에서 중량 늘렸다고 가격 올리는 무리수를 두는 바보는 없겠지요?

초코파이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들도 리뉴얼을 통해 좀 더 중량을 늘리고 있지요. 아마 이런 추세는 제과업계 전반에 앞으로 퍼지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왜냐면 이렇게 질소포장을 줄이고 중량을 늘렸더니 자연스럽게 매출도 올라갔다고 합니다. 착한 경영은 소비자들도 감동시켜 결국엔 매출로까지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본 것이죠.

소비자단체들도 일제히 오리온의 이런 경영을 아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일부 단체에서는 성명서까지 내며 오리온 초코파이와 포카칩의 증량에 대해 “당연한 처사”라며 “지속적인 물가감시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의 권리를 찾겠다”고 전했습니다.

오리온은 지난달 말 초코파이를 가격 인상없이 중량을 개당 35g에서 39g으로 11.4% 늘렸고 포카칩도 가격을 동결하고 용량을 10% 늘렸습니다. 그 결과 포카칩의 경우 지난달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어난 13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도 이런 착한 경영은 좀 따라했으면 좋겠습니다. 잘나가는 제품 서로 베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일에 집중하기보다는 소비자들과의 신뢰회복이 먼저여야 합니다.

어제가 빼빼로데이였죠? 올해도 여전히 상술이라는 지적이 있었지요. 제과업계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신뢰를 잃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지요.

어차피 비난 받아도 팔리는 소비재라는 생각은 이제 좀 안했으면 합니다. 이왕 하는 일이라면 믿음을 주는 것도 좋잖아요. 그런 면에서 오리온 이번엔 아주 잘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착한 경영만 강조해서도 안 되겠죠? 소비자들은 금세 알아차립니다. 저렇게 홍보해서 제품 팔아먹을 생각인가 하고요.

어쨌든 이번 오리온의 착한 경영을 계기로 더 신뢰받는 제과업계가 됐으면 합니다.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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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봉 기자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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