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가 몰고 온 공포… 그럼에도 축구는 계속 된다

파리 테러가 몰고 온 공포… 그럼에도 축구는 계속 된다

기사승인 2015-11-16 17:18:57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13일의 금요일, 프랑스 파리의 한 축구경기장은 한창 축제분위기로 무르익고 있었다. ‘아트사커’의 본고장 프랑스는 지난 월드컵 우승팀 독일을 맞아 환상적인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두 전통 강호의 대결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있었고, 경기 중 들려온 두 번의 폭발음 또한 여과 없이 흘러나갔다.

다행히 경기장 출입을 통제하던 경찰관에 의해 테러범은 경기장 내부로 진입할 수 없었다. 경찰의 투철한 직업정신이 대량학살을 간신히 막았다. 그러나 도망치는 테러범을 쫓던 몇 명이 자살테러에 목숨을 잃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lamic State)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스스럼없이 밝혔다. 그들은 ‘성전’이라 말했다.

‘그들만의’ 성전으로 16일(한국시간)까지 총 13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위중한 환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나올 거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이날 경기를 뛴 선수의 가족 중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프랑스 대표팀에 차출된 라사나 디아라가 그 당사자다.

디아라는 프랑스 선발로 출전해 80분간 활약하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그는 승리에도 웃을 수 없었다. 그의 사촌 아스타 디아키테가 테러의 희생자가 됐기 때문이다.

디아라는 SNS를 통해 “그녀는 내게 매우 큰 힘이 됐던, 누나 같은 존재”라고 소개하며, “테러의 위협이 여전히 프랑스 전역에 깔려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종교나 국가를 넘어 범죄예방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단결에 힘을 쏟는 것”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탈 팰리스 소속 마틴 켈리도 당시 파리에 있었으나 다행히 테러를 피해간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당시의 소란에 대해 “끔직했다”고 표현했다.

디아라와 함께 종횡무진 활약했던 앙투만 그리즈만 또한 유가족이 될 뻔 했다. 그의 누이는 테러 당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바티클랑 극장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다. 다행히 총격은 그녀를 피해간 것으로 저해진다. 그리즈만은 그 사실에 감사하면서도 “희생자와 그 가족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축구협회는 17일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예정된 잉글랜드와의 친선전을 그대로 속행하기로 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이날 경기에서 파리 테러를 기리기 위해 경기 전 프랑스 국가를 내보내기로 했다.

내년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유로2016도 계속된다. 유로2016 조직위 자케 램버트 위원장은 프랑스 방송 RTL과의 인터뷰에서 “대회 개최를 취소하는 것은 테러범들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다”면서, “대회는 예정대로 치러질 것”이라 단언했다. 이어 “대회가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안전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축구협회 또한 “대회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 공언하며 유로216 속행에 힘을 보탰다.

유럽인들에게 있어서 축구는 전통이자 자부심이다. 이미 올해 초 잡지사 ‘샤를로 에브도’가 테러에 노출된 적이 있지만, 당국은 “굴복하지 않겠다”며 의지를 분명히 했다. 축구장이 형태를 갖추고 있는 한 그들의 축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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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니엘 기자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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