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 심리학] 프리미어12 대일(對日) 역전승으로 본 ‘유니폼의 심리학’

[이슈 인 심리학] 프리미어12 대일(對日) 역전승으로 본 ‘유니폼의 심리학’

기사승인 2015-11-20 10:09:55
ⓒAFPBBNews = News1

"한국 야구대표팀이 일을 냈다.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9회에 드라마 같은 4대3 역전승을 일궈낸 것이다.

준결승 일정 변경 등 일본의 ‘갑질 꼼수’를 이뤄낸 결과이기에 더욱 값진 승리이다. 일본은 21일 결승전을 대비, 하루의 휴식을 더 벌기 위해 19일로 준결승 일정을 바꾸는 졸속 행정을 보였고, 이로 인해 한국 선수단은 준결승 전날 새벽 4시부터 일어나 대만에서 일본으로 이동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또 심판 6명 가운데 한 명을 일본 심판으로 배정했다. 자국의 심판은 배제하는 관례까지 어겨가며 꼼수의 극을 달렸다. 여기에 준결승을 하기도 전에 ‘결승전’ 선발투수를 미리 언론에 공개하는 자만심까지 보였다.

그러다 4만명 넘는 관중이 지켜보는 앞에서 대망신을 당했다. 그것도 9회 충격의 역전패였다.

우리 대표팀 전체의 연봉은 151억 500만원이고, 일본팀은 약 279억 6200만원이다. 두 배나 차이가 난다. 국제 랭킹도 일본은 1위 한국은 8위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만 만나면 객관적인 정보를 뒤집어 버린다.

그 이유에는 돈의 경제학을 뒤집는 ‘유니폼의 심리학’이 숨어 있다.

1979년 미국 심리학자인 존슨 롸벌트(Johnson, Robert D.)와 다우닝 레슬리(Downing, Leslie L.)는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몰개성화와 행동자극의 유발성: 친사회적 행동과 반사회적 행동(Deindividuation and valence of cues: Effects on prosocial and antisocial behavior) 주제로 ‘유니폼 효과(uniform effect)’에 관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1970년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필립 조지 짐바르도(Philip George Zimbardo) 교수의 모의감옥실험에서 착안한 실험이었다.

실험참가자들에게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Ku Klux Klan)의 옷을 입을 때와 간호사 옷을 입었을 때 행동 결과의 차이점을 보려는 실험이었다. KKK 옷을 입었을 때는 강한 전기 쇼크 단계의 버튼을 눌렀고, 반대로 간호사 옷을 입었을 때는 약한 단계의 전기 쇼크 단계의 버튼을 눌렀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지 심리적 효과를 입증한 실험이었다.


이번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국가대표팀 유니폼 가슴에는 태극기가 새겨져있다.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몸에 지닐 수 없었던 태극기를 새겨놓은 대표팀 유니폼은 선수들에게 ‘자부심’과 ‘책임감’에 일본만 만나면 초월적이고 집단적인 힘을 발휘하는 ‘문화적 유전자’의 힘을 가지게 만든다. 태극기가 새겨진 대표팀 유니폼은 ‘전투복’인 것이다.

“내가 한국인임을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

재일교포인 장훈 선수의 말이다. 타석에 설 때마다 관중에서는 ‘조센징은 돌아가라’는 야유소리와 ‘마늘 냄새가 난다’며 조롱이 쏟아졌다. 하지만 장훈 선수는 오른손이 화상을 입어 넷째 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이 붙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3085안타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일본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선수로 뛰었지만 늘 가슴에는 태극기를 새기고 경기한 것이었다.

앞으로도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가슴에 태극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을 때마다 ‘유니폼 심리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길 바란다. 아직도 독도가 자기들 땅이라고 우기는 망언과 위안부 할머님들에 대한 무릎 꿇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 억울함까지 태극기에 새겨서 말이다.

이재연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정리=김현섭 기자 afero@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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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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