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리그 정상급의 마무리인 FA(자유계약선수) 손승락(33)을 영입했다. 이에 따라 롯데는 붙박이 마무리가 없다는 가장 큰 고민을 단번에 해결하게 됐다.
롯데 구단은 30일 “손승락과 계약기간 4년, 총액 60억원(계약금 32억원·연봉 7억원)의 조건으로 FA 도장을 찍었다”고 30일 밝혔다.
롯데와 손승락은 팀과 선수 개인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별명이 ‘극장’이라는 것이다. 롯데는 ‘롯데시네마’, 손승락은 ‘승락극장’이다.
별명의 성격도 같다. 아쉽게도 좋은 의미가 아니다.
롯데의 ‘롯데시네마’는 굴욕적이기까지 하다. 롯데는 오랜 시즌 동안 팀의 불펜진이 약했다. 이기고 있다가도 경기 후반에 따라 잡히거나 아예 뒤집히는 ‘영화같은 반전’을 제공한다는 걸 비꼬는 의미이다.
올 시즌에도 롯데의 뒷문은 휑하니 열린 수준이었다. 불펜 평균자책점(ERA)은 5.97. 리그 최하위이다. 뒷문을 좀처럼 걸어 잠그지 못했다. 이렇다보니 팀 블론세이브도 18개로 1위다.
손승락은 같은 의미로 ‘승락극장’이란 달갑지 않은 별명을 듣게 됐지만 아직은 ‘저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은 다르다.
손승락은 2013년에 3승2패46세이브, ERA 2.30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14년에도 3승5패32세이브로 2년 연속 ‘세이브왕’이 됐지만 투구폼을 바꾸면서 평균자책점이 4.33까지 치솟았다. 이때부터 이 ‘승락극장’이란 별명이 솔솔 나오기 시작했다.
올 시즌엔 4승6패23세이브로 세이브 숫자가 2년 연속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ERA는 3.82로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최근 2년 간 성적이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친 건 부인할 수 없지만, 손승락하면 아직도 ‘믿고 올리는’ 마무리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롯데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손승락에게 마무리를 맡길 것이 분명하다. 손승락도 “롯데 구단과 롯데 팬들이 제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부담감도 있지만 제 자신이 목표하는 바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구단과 팬이 원하는 건 ‘철벽 뒷문’이고, 자신이 목표하는 바는 2013년처럼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복귀하는 것이라는 의미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롯데와 손승락의 이해관계는 딱 맞아 떨어진다.
‘승락극장’을 인수한 ‘롯데시네마’. 만족스런 매출(승수) 효과를 볼 수 있을까. afer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