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결국 ‘은사’와 통했던 걸까.
프로야구 2016 자유계약선수(FA) 시장 ‘투수 최대어’ 정우람(30·사진)이 독수리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화 이글스는 30일 “정우람과 4년 총액 84억원, 심수창과 4년 총액 13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조건은 정우람이 계약금 36억원, 연봉 12억원. 심수창이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5000만원”이라고 밝혔다.
정우람은 이번 FA 시장에서 최대의 ‘이슈메이커’였다. 원소속구단인 SK 와이번스가 기간 등 구체적인 조건까진 아니지만 총 ‘82억원’을 제시했음에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정우람은 SK에 ‘88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장금액이 아닌 옵션을 덕지덕지 붙여놓는 등 특별한 변수가 없고, 비슷한 전례를 봤을 때 계약기간이 ‘4년’이라고 하면 정우람은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 잔류를 택한 안지만(총 65억원)의 기록을 17억원이나 뛰어넘는 거액을 6억원을 더 받겠다며 차버린 셈이 된다.
정우람은 선발도 가능한 KIA 타이거즈의 마무리 윤석민(총 9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원할 정도로 자신감에 넘친 셈이다.
하지만 정우람은 84억원에 한화 유니폼을 선택했다. 결국 정우람이 돈뿐만 아니라 ‘야신’ 김성근 감독의 품을 원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정우람에게 ‘야신’ 김성근 감독은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경남상고를 졸업하고 2004년에 SK에 입단한 정우람은 김 감독을 만나면서 송은범(31) 등과 함께 리그 최고 불펜진의 한 축을 담당하는 투수로 거듭났다. 더구나 한화에는 그런 ‘SK 왕조’ 시절을 함께 한 송은범, 정근우(33)도 뛰고 있다.
실제로 정우람은 입단 소감에서 “SK 구단 관계자와 팬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내 인생에 첫 FA 기회를 맞이했고, 나에 대한 가치 평가도 궁금했다”며 “당연히 계약 조건도 중요했지만, 김성근 감독님과 다시 한번 야구를 해보고 싶은 기대가 컸다. 감독님과 함께 내년 시즌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화에는 SK에서 함께 뛴 정근우 선배, 동기생 이용규, 최진행 등이 있어서 빠른 시간에 팀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한화에서도 나를 인정해 준 만큼 내년 시즌 내 야구 인생의 최고 성적을 찍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우람은 10시즌 통산 600경기 568.1이닝 37승21패62세이브128홀드 평균자책점 2.85 탈삼진 535개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한편 한화는 이날 우완 심수창(34)과도 계약했다. 4년 13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5000만원)의 조건이다.
심수창은 “기회를 준 한화에 감사하다. 아직 어리둥절 하지만 새로운 팀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설렌다”며 “김성근 감독님과 함께 야구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한화와의 계약은 의미가 더 남다른 것 같다. FA로 계약한 만큼 내년 시즌 더욱 열심히 준비해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심수창은 2004년 LG 트윈스에 입단해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11시즌 동안 268경기 등판 33승 61패 16홀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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