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피해자만 남는’ 민중총궐기… 의경 부모들의 눈물

[친절한 쿡기자] ‘피해자만 남는’ 민중총궐기… 의경 부모들의 눈물

기사승인 2015-12-04 17:25:55
사진=국민일보 DB

민중총궐기, ‘상처’보다 ‘변화’ 남기길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5일로 예정된 ‘2차 민중총궐기’를 바라보는 시선에 안타까움과 우려가 서려 있습니다. 시위 현장엔 승자도, 패자도 없습니다. 있는 걸 굳이 말해보라고 하면 ‘피해자’입니다.

더구나 이날은 날씨가 차다고 합니다. 바람이 부는 찬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살기가 너무 힘들다며 대중들은 권력을 향해 울부짖습니다. 그리고 그를 막아선 경찰은 그것만이 당면 과제이고, 방패는 그 ‘증표’입니다.

집회는 늘 상처를 남깁니다. 미처 아물지 못하면 상흔이 되고, 아픔의 책임을 마주선 타인에게 찾습니다. 시위는 과격해지고, 현장에 있는 자들은 더 큰 상처로 얼룩집니다.

시위참가자 본인이나 가족 마찬가지로 울부짖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의경’ 어머니들입니다. ‘군대’에 온 아들에게 왜 돌을 던지느냐고. 왜 자식들에게 죽창을 들이미느냐고 말입니다.

권력에 향해야 할 무기들이건만, 내리 꽂히는 곳은 의경들의 방패입니다. 권력의 실체는 이미 그 자리에서 몸을 내뺀 뒤입니다. 그래서 의경 부모들의 마음은 더욱 타들어갑니다.

이번 집회에 전국의 의경중대가 상경한다고 합니다. 평화적 시위가 될 거라는 기존 방침대로 진행된다면 다행이지만, 울분을 머금은 대중이 모인 자리에서 감정이 격해지는 건 순식간입니다. 시위대와 의경 간 충돌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이번 집회에 ‘전·의경 부모 모임’이 참관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모임 회장인 강정숙씨는 “시위 참관은 반드시 해야 할 것 같다”며 “많은 회원님의 참관을 부탁드린다. 지난달 14일과 같은 상황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도록 부모님들이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습니다.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당시 의경 및 경찰 11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시위자들 또한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80㎏짜리 한 가마에 21만원 채워주겠다고 한 공약 지켜달라며 호소하던 70세 농민 백남기씨는 캡사이신 물대포에 쓰러졌습니다. 이날 광화문에선 수많은 이들이 다쳤습니다.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총궐기본부는 “제2차 민중총궐기 투쟁대회 집회를 평화롭게 진행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들은 “집회에서 주장하는 바를 명확히 하기 위해 철저하게 폭력을 배제하고 물리적 충돌을 미연에 방지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경찰 또한 차벽 파손, 경찰관 폭행 등 폭력행위가 발생하면 경찰관으로만 구성된 검거 전담 부대를 투입해 현장 검거에 나설 방침이라고 합니다. 의경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러나 부모들은 불안합니다. 강 회장은 “검거전담부대를 경찰관으로만 구성한다고 해도 의경이 투입되지 않을 리 없다”면서 “경찰관이 체포하는 과정에서 주변 분위기가 험악해지면 시위자들의 공격이 있을 텐데, 그걸 막는 게 누구겠느냐”고 반발했습니다.

이어 강 씨는 “‘인간 벽’이라도 만들어서 의경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혹시나 진열에서 이탈해 구타당하는 일이 벌어지면 우린 온 몸으로 그 아이들을 보호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피해자만 남는’ 집회가 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비폭력’이 성사되려면 그 자리에 없는 이들이 제대로 해야 합니다. 국민이 뽑은 이들이 이제는 국민들을 위해 그만한 보답을 해야 할 때입니다. daniel@kukimedia.co.kr
이다니엘 기자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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