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삭발식까지…정점 치닫는 로스쿨·사시준비생 대립

여학생 삭발식까지…정점 치닫는 로스쿨·사시준비생 대립

기사승인 2015-12-07 15:36:55
"사법시험 준비생인 박원호(여·31)씨가 7일 오후 서울대 정문 앞에서 사시 존치를 요구하는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삭발에는 박씨 외에도 박정민(36)씨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입장을 둘러싸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생들의 반발과 이를 비난하는 사법시험 준비생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모두 사법시험 준비생인 남자고시생 2명, 여자고시생 1명은 7일 오후 2시 서울대 정문 앞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번 삭발식은 고시생모임 주최가 아닌,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모인 자발적 참여자들에 의해 계획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방안에 대해 서울대학교 로스쿨생들은 모든 수업 및 시험거부 및 집단자퇴서 제출 등을 주장하며 사법시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며 “이런 행태는 사법시험 폐지 후 서울대 로스쿨만의 법조엘리트를 구축하겠다는 집단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대 로스쿨에서는 자신들의 집단행동에 불참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동료로 인정하지 않고 불참사실을 게시하고 도서관에 배정된 좌석을 회수하겠다는 등의 막가파식 ‘기수열외’ 협박을 통해 집단행동 참여를 강요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서울대 로스쿨 귀족들의 막가파식 자퇴쇼에 흙수저는 분노한다”며 “스펙과 배경이 없어서 서울대 로스쿨에 가지 못하지만, 우리는 실력만으로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은 법무부의 사시 폐지 유예에 항의하면서 이날 오전부터 청와대와 국회, 법무부, 대법원, 검찰청 등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서울대 로스쿨 학생회는 “학생들의 진심은 결코 가볍지 않다”며 “학생들의 진심을 이용하고 악의적으로 깎아내리는 세력은 진실 왜곡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학생회 측은 “개인적인 이익에 급급해 로스쿨이 법조인 양성 제도로서 갖는 긍정적인 면을 은폐하고 오히려 로스쿨 학생들을 이익집단으로 몰아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현재 로스쿨에 다니는 학생 대부분은 사시가 폐지된다는 말만 믿고 삶의 계획표를 짰던 사람들”이라며 “정부 방침만 믿고 살아온 이들이 지금은 밀실(密室) 정치의 희생양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학생회는 “입학생 5명 중 1명은 가구소득 2000만원 아래”라며 “우리는 그 어느 곳보다 다양성이 높은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세력의 악의적인 여론몰이로 인해 도매금으로 ‘금수저’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근 법무부의 사시폐지 4년 유예(2021년) 방침 발표 후 이에 반발하는 전국의 로스쿨에서는 ‘자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대 로스쿨에서는 재학 인원(휴학생 포함) 480명 중 464명이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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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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