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와 포수의 이야기는 흥행할 수 있을까… ‘대호’

[쿡리뷰]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와 포수의 이야기는 흥행할 수 있을까… ‘대호’

기사승인 2015-12-08 18:11: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예전부터 한반도에서 호랑이는 ‘산군’이라고 불리며 짐승 그 이상의 존재로 취급돼왔다. 근현대까지 호환은 인간이 당할 수 있는 재앙 중 으뜸으로 꼽혔을 정도다. 신적인 존재는 아니지만 인간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인간을 대하는 조선 호랑이들은 한국 설화에서 일종의 클리쉐 같은 존재다. 호랑이들은 각종 구전설화나 신화를 통해 신의 대리자부터 거대한 자연의 대명사까지 여러 각도로 비춰져 왔으며, 영화 ‘대호’는 이 호랑이를 인간을 압도하는 대자연으로 묘사한다.

날 때부터 한쪽 눈이 멀어있지만 일대에서 난다 긴다하는 포수들도 손 한번 대지 못한 ‘지리산 산군’ 대호가 있다. 포수 천만덕(최민식)은 오래 전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고 총을 내려놓은 후 하나뿐인 아들 석이(성유빈)와 약초를 캐며 살아간다. 석이는 조선 최고의 명포라고 불렸던 아버지가 약초나 캐며 살아가는 것이 불만이다. 이 때 짐승의 박제를 모으는 것이 취미인 일본군 장교 마에조노가 지리산 산군에 눈독을 들인다. 차출된 포수대들이 대호를 잡으려고 지리산 일대를 다 뒤지지만 인명피해만 나고 손을 쓸 수가 없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 천륜에 어긋나는 짓까지 하는 도포수(정만식)에게 천만덕은 “산군은 건드리는 게 아니다”라고 엄포를 놓지만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렵다.

영화의 뼈대는 흔한 이야기다. ‘대호’가 가지고 있는 조선의 마지막 포수, 자식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은 포수라는 직업, 그런 부모의 심정은 모른 채 총을 잡으려는 자식과 어린 연인들의 이야기 등은 서문다미의 ‘호환’(2005)을 비롯해 호랑이를 소재로 한 미디어에서 익히 많이 본 키워드다. 그러나 이 단순한 이야기들은 배우들의 열연 위에서 힘을 갖는다. 최민식은 이름 석 자 만으로도 이야기에 신빙성과 공신력을 부여하는 배우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최민식은 영화의 중심이 되어 뚝심 있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정만식, 김상호 등 잔뼈가 굵은 배우들 또한 영화에 힘을 싣는다. 자연스레 이야기에 집중하기는 쉬워진다.

오로지 CG로만 이뤄진 호랑이의 자연스러움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부산의 한 동물원의 시베리아 호랑이를 소스로 사용한 대호는 실제 같은 위압감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30톤 넘는 인공눈이 사용된 설원의 웅장함은 관객에게 위대한 자연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다만 139분이라는 러닝타임은 치명적일 수 있다. 16일 개봉. 12세가.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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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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