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갈등과 관련한 구청 내부 ‘댓글부대’ 가동 의혹에 대해 부인한 강남구 신연희 구청장이 지난 10월 구정질문 자리에서 “(기사) 댓글을 배포하게 해달라”면서 불허한 의장에게 언성을 높였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0월 18일 유튜브에 올라온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막무가내 떼스(쓰)기’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신 구청장은 “어제 연합뉴스 기사에 달린 댓글 준비했다. 왜 배포 못하게 하느냐. 구의원님들께 배포할 수 있도록 의장님께서 말씀해달라”고 요청했다.
신 구청장이 말한 기사는 구정질문이 열리기(15일) 전날인 14일에 자신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터뷰한 내용을 요약한 연합뉴스의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 ’내년 총선 출마 안한다”>이다.
이 인터뷰에서 신 구청장은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 재개발로 나오는 공공기여금의 사용처, ‘강남특별자치구’ 독립 관련 공개질의 등 박 시장과 충돌하고 있는 정책 사안과 관련해 “서울시가 강남구를 배제하고 ‘왕따’를 시킨다” “서울시가 잘못된 불통행정을 우선 고쳐야 한다” “서울시가 강남구청장만 나쁜 쪽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는 등의 주장을 했다.
그리고 이 기사에는 ‘불통시장 한심하군 하는 일마다 불통 무늬만. 소통 지역이기주의로 몰고가는 한심한 구시대적발상 서울시장 행정경험이 없으니 그러지 구청장께 한수 배우시지요(wod1****)’ ‘서울시 반성 많이 해야겠네요. 이렇게까지 막무가내식으로 행정하면, 어느 국민이 좋아할까요? 강남구 화이팅입니다. 서울시가 그냥 다 무시하고 그러니까 강남구에서도 특별자치구 이야기를 한거네요. 서울시 혼자 먹으려 하지 마세요. 공공기여금 본인들이 막 써도 되는 돈 아닌거 알고 있습니다. 명심하세요.(huni****)’ 등 강남구를 옹호하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신 구청장은 김명옥 의장이 “의장으로서 배포를 불허한다”고 하자 “왜 불허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의장님 똑바로 하십시오”라는 등 격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신 구청장이 말을 멈추지 않자 강제로 마이크를 꺼 버렸고, “수천 개의 댓글에서 검정머리에서 새치 뽑듯이 유리한 것만 26개 뽑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불허의 이유를 알렸다.
한편 임동국 서울시 조사담당관은 9일 브리핑에서 “1차 확인 결과 네이버 댓글의 아이디가 강남구 도시선진화담당관 직원들의 서울시 통합메일 아이디와 유사해 해당 부서 다수 직원이 댓글을 게시한 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강남구 도시선진화담당관 A팀의 팀장이 서울시와 강남구가 갈등을 빚는 상황을 담은 기사에 서울시를 비방하는 댓글을 80회, 주무관 5명이 77회 단 것으로 나타난 만큼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는 도시선진화담당관 외에 다른 팀의 팀장 1명과 주무관 4명도 13회의 댓글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시는 또 전날부터 문제가 된 댓글 중 일부를 삭제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이미 화면 캡처 등 조치했다고 전했다.
시는 추가 확인 후 강남구의 조직적 댓글 작성 정황이 확인되면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행정감사 규정 등에 따라 실질감사하기로 했다. 또 지방공무원법과 정보통신법, 공무원 행동강령 상 위법성이 확인되면 법률검토를 거쳐 수사의뢰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강남구는 “팀장 등이 개인적 의견을 단 것일 뿐 조직적 행동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 새누리당 소속의 신 강남구청장은 그동안 구룡마을과 한전부지 개발, 제2시민청 건립 등 여러 사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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