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모란봉악단 단원들은 하루 만에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모란봉악단 단원들은 사흘 간 예정된 공연이 시작되는 12일 낮 12시쯤 숙소인 베이징 민쭈(民族)호텔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취재진에 목격됐다. 공연장인 국가대극원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들은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으로 갔다.
웃음기는 전혀 없었다.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이었고,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외신의 사진촬영에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기도 하고 인터뷰에도 거리낌 없이 응했던 전날의 활기찬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역시 이들을 배웅하고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베이징에 도착할 때와 마찬가지로 군복 차림으로 나선 이들은 짐도 제대로 못 챙길 정도로 갑작스럽게 귀국 명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1시쯤 출발 예정이던 고려항공편 정기편은 이날 오후 4시쯤 평양으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란봉악단 단원들을 태우려고 3시간 이상 출발시간을 늦춘 것으로 추정된다.
공연 취소 배경에 대해서는 옛 애인으로 전해진 단장 현송월(사진 맨 앞)에 대한 외신의 집중보도나 단원들의 자유분방한 행보 등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분노설(說), 10일 있었던 김 제1위원장의 ‘수소폭탄’ 발언을 둘러싼 중국 정부와의 충돌, 기대했던 중국 시진핑 주석의 공연관람 무산으로 인한 북한의 불쾌함 등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012년 결성 후 첫 해외공연이기도 했던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은 한랭전선을 걷던 양국관계에 ‘훈풍’이 불러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만큼, 갑작스런 취소가 북중 관계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공연 취소를 놓고 양국의 사전 조율 및 합의가 있었을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공연 장소인 국가대극원에서는 취소사실을 모른 채 방문한 관객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국가대극원 측은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의 공연이 사정으로 인해 취소됐다”며 “불편을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이해와 지지에 대해 감사드린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모란봉악단과 함께 공연을 하기로 돼 있던 공훈국가합창단원 등도 조만간 항공편 또는 타고 온 열차편으로 곧 귀국길에 오를 전망이다.
당초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은 12일 오후 7시30분부터 국가대극원 오페라하우스에서 중국의 당정 지도부와 북한 간부 등 20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대규모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번 공연은 14일까지 3회 개최될 계획이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상당한 당혹감과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아직 공연 취소 사실에 대해 보도하지 않고 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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