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 ‘귀국 파문’의 여파는 북중관계 ‘한파 우려’라는 정치·외교적 상흔뿐이 아니다.·이번 공연을 보기 위해 일부 베이징 시민들은 최고 수백만 원에 암거래까지 해가며 표를 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12일 밤 공연 취소 사실을 모르고 국가대극원에 도착한 한 40대 중반의 남성은 연합뉴스에 “1만 위안(한화 약 180만7500원)을 주고 표를 샀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공연을 그런 큰돈을 내면서까지 볼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방송 계통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와도 관련이 있어서 (높은) 비용을 지불했다”며 “내 관람석은 3열에 자리잡고 있다. 좋은 자리여서 비싼 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암표가 시중에서 많이 거래됐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알기에는 아주 많이 팔렸다. 최하 5000 위안(90만3750원) 이상에 거래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민 역시 “지난 10일 대극원에서 만난 암표상에게 북한공연 티켓을 구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최소’ 5000위안이라고 했다”며 “나중에 다시 이 암표상에게 전화했더니 1만5000위안(271만1250원)을 불렀다”고 말했다.

이번 모란봉악단 공연 표는 공식적으론 일반인들에게 판매되지 않았다.

12일부터 14일까지의 약 6∼7000여 장의 표는 모두 중국 당국이 일괄 구매해 공산당원이나 관료, 국내외 기업인들에게 초청장 형식으로 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 전면에는 ‘(무료로) 제공된 것으로 다른 사람에게 줘서는 안 된다’(贈票請勿轉讓)는 표시가 기재돼 있다. 그러나 소지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표시는 없어서 배부된 표 중 상당 부분이 암표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일반인들도 구입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전날 밤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 대극원을 찾았다가 취소 사실을 알고 발길을 돌린 시민 중 태반은 암표상이나 지인으로부터 표를 구매한 사람들이었다.

대극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당국은 공연 취소가 결정된 뒤 표를 배부받았던 사람들에게는 취소사실을 신속하게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암표’를 가진 사람들에게까지는 이 공지가 전달되지 않으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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