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유방암 환자 늘자 20·30대 유방촬영술 급증…고위험군 선별해야

젊은 유방암 환자 늘자 20·30대 유방촬영술 급증…고위험군 선별해야

기사승인 2016-01-16 05:20:55
[쿠키뉴스=김단비 기자] 38세 여성 김모씨는 서울의 한 대형병원을 찾았다. 유방촬영술을 받기 위해서다. 그러나 의료진은 김 씨를 검사하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유방촬영술은 유방암을 알아보는 대표적인 검진 방법이다. 국가에서 검사비를 지원하는 암검진사업 프로그램의 일환이기도하다. 그런데 왜 의료진은 유방촬영술을 하지 않고 김씨를 돌려보냈을까.

한국인 3명 중 1명은 평생 중 암을 한 번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유방암은 여성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암으로 갑상선암 다음으로 발병률이 가장 높다. 주요 선진국과 달리 한국만의 특징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서의 발병률이 높다는 점이다. 정기적인 유방암 검진은 여성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당시 김 씨로부터 유방암 검사를 요청받은 A 대형병원 방사선과 의료진은 “유방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20~30대에서도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아직 유방촬영술이 40세 이전 연령대에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란 연구결과가 없다”며 해당 여성을 돌려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TV와 신문에서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난 여성의 이야기가 제법 자주 소개된다. 매년 6% 증가하는 추세를 살펴본다면 유방암은 경각심을 가져할 질환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암 가족력이 있지 않다면 20-30세 초반 이른 연령서 유방촬영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건강한 여성이 이른 연령에서 시작한 유방촬영술은 이득보다 위해가 많다는 데 전문가 의견이 모아졌다. 이 때문에 국내 유방암 검진 권고안에는 “유방촬영술로 인한 피폭 문제는 이른 연령에 시작할수록 검진간격이 짧을수록 방사선에 의한 암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며 “20-30대는 유방촬영술을 매년 시행하는 경우 이익보다 위해가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적시돼있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다. 정승필 고대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어머니나 여자 형제 중 유방암이 있으면 발생빈도는 2~4배 증가하다. 유방암 발생 억제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경우도 젊은 나이의 유방암 발생빈도가 높다. 이러한 고위험군이라면 특이적으로 이른 연령에 검진을 시행할 수 있다. 알려진 방사선 피폭은 실제 위해성은 별로 크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서양에 비해 유방의 크기가 작고 지방 분포가 적은 치밀유방의 비율이 높다. 이는 유방촬영술로 멍울 관찰이 효과적이지 않은 단점을 갖고 있다. 유방촬영술보다는 방사선 피폭 우려가 적고 치밀 유방에서 진단율을 높일 수 있는 초음파 검사가 권장된다.


정 교수는 “과밀도 치밀 유방의 비율이 높아 초음파검사가 유용하다. 그러나 검사비가 유방촬영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게 단점이다. 방사선 피폭을 걱정하는 2030대 초반 젊은 여성에게는 초음파검사를 권한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kubee08@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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