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15일 민간개발사인 한국인프라디벨로퍼사가 국토부를 상대로 낸 '서울∼세종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안서 반려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한국인프라디벨로퍼사는 2014년 5월 국토부에 서울∼세종고속도로를 자체적으로 추진하겠다며 민간투자사업 제안서를 접수했으나 한 달 뒤 국토부로부터 반려 처분을 받았다.
서울과 세종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는 2003년부터 ‘제2경부고속도로’라는 명칭으로 건설 필요성이 제기되고 2009년 6월 타당성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이 1.28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6조원이 넘는 사업비 때문에 표류했다.
2014년 2월 한국인프라디벨로퍼사는 국토부에 민간사업으로 제안서를 내도 되겠느냐고 물어 가능하다는 답을 받자 재무적 투자자를 모집하고 설계비 등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1000여쪽의 제안서를 냈다.
이 회사는 자신들이 서울∼세종고속도로 사업을 통째로 맡아 비용을 자체 조달하고, 건설사들에 발주하는 방식으로 기존에 정부가 예상하는 사업비보다 훨씬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기반 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상 제안서가 접수되면 주무관청의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 경우에만 구체적인 사유를 명시해 제안서를 반려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2000억원 이상 사업은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적격성 조사를 의뢰해 검토결과에 따라 채택불가 통지를 하거나 제안내용 공고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한국인프라디벨로퍼사는 “서울∼세종고속도로는 국토부가 2009년 예비타당성조사, 타당성조사를 진행하는 등 주무관청의 정책과 부합하는데도 적격성 검토를 하지 않고 반려한 것은 부당하다”고 소송을 냈고, 법원이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국토부는 한국인프라디벨로퍼사의 소송 진행과는 상관없이 최근 저금리 기조로 민간자본조달이 가능해지자 작년 11월19일 제22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추진을 결정했다.
서울∼안성 구간은 한국도로공사가 공사를 먼저 하다가 완공 전에 민간 사업자에게 넘기고, 안성∼세종 구간은 기존 민자도로처럼 제안서를 받기로 했다.
그런데 발표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20일 GS건설이 안성∼세종구간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했고, 국토부가 이를 접수했다.
이에 대해 한국인프라디벨로퍼사는 “국토부는 2014년 우리가 낸 제안서는 한 달간 갖고 있다 검토도 없이 반려하더니 대형 건설사가 미리 준비한 제안서는 발표와 동시에 접수했다”며 다시 국토부를 상대로 효력정지신청을, GS건설을 상대로 접수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인프라디벨로퍼사가 제안서를 다시 내면 적격성 검토 등 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라며 “2014년 당시에는 추진여부, 추진방식 등이 결정되지 않아 반려했지만 현재는 여건이 달라졌다”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올해 12월 착공 등 사업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재판에 따른 영향을 검토하고 대책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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