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자 88.4% 우울증 겪고, 93.4% 자살신호 보내

자살자 88.4% 우울증 겪고, 93.4% 자살신호 보내

기사승인 2016-01-26 21:55:55
[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다정다감했던 40대 A씨. 그는 사망 6개월 전부터 빠짐없이 참석했던 동창회에 나가지 않고 SNS 활동도 중단했다. 사망 3개월 전부터는 식사량이 급격히 줄면서 체중이 감소했다. 이후 피로감과 무력감이 심해지면서 아이들이 말을 거는 것조차 귀찮아하며 짜증내기 시작했으며, 사망 한 달 전부터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밤늦게까지 TV 앞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결근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아내에게 “회사가기 싫다”, “죽고 싶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 후 아내에게 “내가 없으면 당신은 뭐 먹고 살래?”라고 뜬금없이 묻거나 아이에게 “힘든 세상에 형제들끼리 우애 있게 돕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망 이틀 전에는 아내와 아이들 앞에서 갑자기 눈물을 보여 아내가 왜 우냐고 묻자 “고맙다”라고만 대답했다. 그리고는 A씨는 사망 당일 출근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처럼 자살 사망자들의 경우 사망 전 어떠한 형태로든 자살 경고신호를 보내지만 가족들 대부분이 이러한 경고신호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자살 사망자 가족들이 대부분 경고 신호를 인지하지 못하고,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이 음주 문제, 경제적 문제 등 다양한 위험요인을 복합적으로 경험할 때 자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26일 ‘2015년 심리부검 결과보고회’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자살예방을 포함한 종합적인 정신건강증진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심리부검 대상자(121명) 중 93.4%가 자살 전 경고신호를 보냈으나, 유가족의 81%는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88.4%가 우울증 등 정신건강에 문제를 갖고 있었으나 꾸준히 치료를 받은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특히 사망당시 음주상태인 자살자 39.7%, 음주로 인한 문제 발생자 25.6%, 가족의 알코올 문제 비율 53.7%로 우리나라 자살문제가 음주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전경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심리부검을 확대 실시해 자살원인에 대한 분석을 지속 실시하고, 자살 유가족에 대한 심리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전국민 정신건강증진, 우울증 등 정신질환 조기발견·치료 활성화 및 자살예방 등의 내용이 포함된 중장기적인 범부처차원의 정신건강증진종합대책을 2월 중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yes228@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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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슬 기자 기자
yes228@kmib.co.kr
박예슬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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