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1일 1년 4개월간 우울증 치료를 받다가 자살한 정모(23·여)씨 사례에 대해 보험사에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씨는 2005년 1월 일반사망보험에 더해 재해로 사망하면 3500만원을 별도로 받는 재해보장특약에 가입했다. 당시 우울증세로 1년 4개월간 병원 치료를 받던 정씨는 2007년 2월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유족은 보험사 측에 재해보장특약에 따른 보험금 지급을 요구했으나 보험사 측은 ‘정신질환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이에 대해 “정씨가 1년 4개월간 우울증세로 치료를 받아오는 등 정신질환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여서 ‘재해’에 해당한다”며 보험사에 재해사망보험금 35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소비자원이 2012∼2015년 접수한 피해구제 신청 43건을 분석한 결과 ‘정신질환 자살’인 경우 고객의 재해사망보험금 지급 요구는 79.1%로 높았지만 보험사의 합의율은 18.2%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를 포함해 같은 기간 접수한 자살보험금 관련 상담 247건 중 보험금 지급거절이나 과소지급 등 ‘보험금 지급’ 관련 상담은 72.9%(18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소비자원은 보험사와 소비자 간 오랜 분쟁의 요인이 되는 재해사망보험의 ‘가입 2년 후 자살’ 규정과 관련해서도 약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국내 보험사들은 2010년 표준약관 제정 이전에는 재해사망보험 약관에 기본적으로 자살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주지 않지만, ‘가입 2년 후 자살’인 경우에는 보험금을 준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그러나 이 약관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늘어 재정 부담이 우려되자 현재는 재해사망보험 특약에 이 부분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원이 국내 생명보험사 21개의 보험약관과 상품요약서(2015년 판매기준)를 분석한 결과, 재해사망보험 규정에서 ‘가입 2년 후 자살’에 대한 보험금 지급 여부에 대한 규정이 있는 곳은 단 1곳에 불과했다. goldenba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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