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집단대출 강화…건설사 위기감 확산

중도금 집단대출 강화…건설사 위기감 확산

기사승인 2016-03-04 06:30:55
[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은행권의 집단대출이 강화되자 건설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금융권 대출리스크 관리를 명목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집단대출 심사를 강화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은행에서 더 높은 금리로 집단대출을 받거나 아예 제 2금융권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 건설사들은 제때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하는 등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 건설사들이 지난해 4분기 분양한 물량은 1차 중도금을 납부할 시기가 닥쳤지만 아직까지 집단대출 금융사를 찾지 못한 경우에는 자체 보유자금을 들여 중도금 지원을 해야 한다.

중도금 무이자 등의 마케팅을 펼친 분양사업에 해당되지만, 자체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다면 생사가 갈릴 문제다.

2일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회원사의 집단대출 거부 또는 조건부 대출 승인 규모는 약 5조2200억원이다.

집단대출 거부 규모는 총 1만5400가구로 대출규모는 2조4000억원에 이른다. 대출은 해주지만 이자율을 높인 경우는 1만8600가구(2조8000억원) 수준이다.

집단대출이란 아파트 분양사업장에서 건설사가 은행을 섭외해 수분양자들에게 중도금 대출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대출규제 발표 직전인 지난해 10월 집단대출 거부나 이자율 인상 규모가 1만3000가구(2조1000억원)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3달 사이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제때 대출을 받지 못하면 건설사에 큰 피해가 생긴다"며 "은행이 거부하면 이 정도 유동성을 감당할 수 있는 회사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이전보다 많은 이자를 주고 대출을 받아야 하는 수요자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실제 광주광역시에 공급한 '우방아이유쉘'은 계약률이 90%를 넘었다. 하지만 은행은 집단 대출을 거부했다. 이에 우방은 다른 은행에 집단대출을 요청해 지방에 있는 은행으로 대출 기관을 확정했다. 기존 조율했던 은행이 제시했던 금리 2.8%보다 1%포인트 이상 높아진 3.9% 수준이 됐다.

금호산업은 지난 1월 분양한 동탄2신도시 '금호어울림 레이크'(812가구)의 집단대출을 제2금융권인 신용협동조합에서 받기로 했다. 이 아파트는 분양 3주 만에 완판됐지만 은행은 집단대출을 거부했다.

금오어울림레이크 분양자들은 지난 1월 집단대출 평균 이자율을 훨씬 높은 연 3.9%의 대출이자를 내야할 실정이다.

지난해 8월 중흥건설이 수원 광교신도시에 분양한 '중흥S클래스'(2212가구) 분양계약자들은 연 3.45%의 대출 이자율을 물어야한다.

이에 높은 대출금리를 두고 입주예정자와 건설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주변단지와 비교해 중도금 대출금리가 0.9%가량 높게 책정되자 입주예정자들이 중도금 납입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택수요자들의 피해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도금 금리 인상분을 건설사에서 부담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나서는 사업장도 있지만 결국 금리인상분이 수요자에게 전가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단대출 금리 상승분을 미리 금융비용으로 책정해 사업비 자체가 늘어날 경우 아파트 분양가격으로 이어져 수요자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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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진 기자 기자
lyj@kmib.co.kr
이연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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