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지상파 방송사 간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의 분량이 110분이나 됐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과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각각 90분 방영돼 20분의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길어진 분량 때문인지 이날 방송된 ‘복면가왕’은 전주보다 2.8% 포인트 오른 16.3%(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16.8%로 같은 날 시청률 1위를 기록한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을 0.5% 포인트 차이로 바짝 따라잡고 있는 상황이죠.
이에 지난 28일 다른 방송사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이 같은 편성 싸움이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MBC 측은 문제될 것 없다고 밝혔습니다. 28일 문화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MBC 관계자는 “‘복면가왕’의 시청률이 높은 것은 시청자들이 시청하길 원하는 코너이기 때문”이라며 “그에 따라 방송사의 고유 권한인 편성의 묘를 준 것인데 왜 이런 논란이 불거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관계자는 “우리는 2014년 정한 편성 기준을 정확히 지켜왔다”며 “그 약속 안에서는 시청률이 좋은 타사 예능이 편성 시간을 늘려도 자율적 판단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언급된 ‘약속’은 2014년 8월 지상파 3사가 모여 일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 편성 시간에 합의한 일을 말합니다. 당시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다른 방송사보다 이른 오후 4시25분에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결국 각 방송사 고위 관계자가 모여 협의 과정을 거쳤고 “8월 24일부터 일요일 오후 예능 프로그램의 편성 시간을 오후 4시50분 시작해 총 185분 편성하는 것으로 확정했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MBC 측은 당시 합의대로 프로그램의 시작 시간과 185분이라는 편성 시간을 지켰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이죠.
논란을 통해 각 방송사에서 일요일 저녁 시간대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방송 3사의 연예대상이 모두 일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에서 탄생했을 정도입니다. MBC 대상 김구라는 ‘복면가왕’, KBS 대상 이휘재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대상 유재석은 ‘런닝맨’에 각각 출연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격해져 각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 분량이 늘어날지 다시 합의하게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편성 경쟁보다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경쟁이 시청자 입장에서 더 즐거운 일 아닐까요. MBC는 약속을 지켰음에도 꼼수 논란이 불거진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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