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코너 폐지 tvN, 하차 선언 장동민… 그리고 억울한 유상무

[어떻게 생각하세요] 코너 폐지 tvN, 하차 선언 장동민… 그리고 억울한 유상무

기사승인 2016-04-11 16:47: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꺼져가던 논란의 불씨가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논란의 당사자인 개그맨 장동민과 tvN 측이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유상무가 뒤늦게 억울함을 호소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의 발언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공감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논란이 시작된 건 지난 3일입니다. tvN ‘코미디빅리그’의 새 코너 ‘충청도의 힘’에서 장동민을 비롯한 조현민, 황제성은 한부모가정의 자녀를 비하하는 개그를 선보여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들은 ‘충청도의 힘’에서 부모가 이혼한 아이를 향해 “너는 선물을 양쪽에서 받잖아”, “너는 엄마 집으로 가냐, 아빠 집으로 가냐”, “아버지가 서울서 두 집 살림 차렸다는데” 등의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실제 한부모가정의 자녀가 방송을 봤을 때 상처받을 수 있는 민감한 내용을 개그 소재로 사용한 것이죠.

이에 한부모가정 권익단체 ‘차별없는가정을위한시민연합’(이하 차가연)은 ‘코미디빅리그’ 제작진과 해당 코너 개그맨들을 고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7일 차가연 측은 장동민, 황제성, 조현민을 비롯해 tvN 김성수 대표, 박성재 담당 PD, 구성작가진 등을 모욕죄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무더기 고소하며 “부모의 이혼으로 깊은 상처를 받은 한부모가정의 아이들과 이혼 당사자인 부모들을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조롱하여 극심한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모욕행위를 직접 실행하거나 이를 조장 내지는 방조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코미디빅리그’ 제작진 측은 사과문을 통해 코너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제작진 측은 “‘충청도의 힘’이라는 코너로 상처를 받으신 분들과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함을 드린 점 사죄드린다”라며 “모든 건 제작진의 잘못이며 제작진을 믿고 연기에 임한 연기자에게도 사과의 말을 전한다. 해당 코너는 폐지하여 금주부터 방송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제작진은 지난 10일 ‘코미디빅리그’ 본방송 직전에 같은 내용의 사과문을 방송을 통해 알리기도 했습니다.

장동민도 머리를 숙이며 ‘코미디빅리그’ 하차 의사를 밝혔습니다. 장동민은 10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일로 상처를 입고 마음 상한 많은 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이번 일에 대해 책임을 지는 뜻으로 너무나도 사랑하고 아끼는 무대인 ‘코미디 빅리그’를 하차하도록 하겠다. 이로 인해 많은 분들의 상처를 모두 씻을 수는 없겠지만 뉘우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해지길 바란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문제의 코너가 방송된 이후 일주일 동안 제작진은 코너를 폐지하고 장동민은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습니다. 그만큼 잘못을 인정하며 적극적으로 사죄의 뜻을 전한 것이죠. 이렇게 논란이 마무리될 수 있었지만 유상무로 인해 새로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10일 오후 유상무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한부모가정인 나와 유세윤이 힘들 때 돌봐주고 늘 함께해주고 사랑해준 건 그런 단체가 아닌 그 사람이었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어 “작년 여름 한부모가정 아이들, 또 조금 어려운 친구들과 함께 여행 가서 재밌게 놀고 서로 꿈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나누고 이때 스케줄 때문에 함께하지 못한다며 펜션비를 내준 게 그 사람”이라며 “갚으며 살려는 그 마음. 부디”라고 덧붙였습니다. 글에서 지칭하는 그런 단체는 차가연을, 그 사람은 장동민을 지칭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유상무 입장에서는 장동민에게 가해진 비난이 지나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장동민이 책임을 지고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을 수 있죠. 가까이에서 지켜본 장동민이 지금처럼 비난받을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옹호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은 자유니까요.

하지만 의견을 전하는 방식도 시기도 나빴습니다. 한부모가정인 자신이 도움을 못 받았다는 이유로 ‘그런 단체’를 깎아내릴 필요가 있었을까요. 차가연 측에 도움을 받은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고, 이런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차가연이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또 장동민이 하차 의사를 밝힌 이후 글을 올려 조용히 마무리될 사건을 다시 끄집어낸 것도 아쉽습니다.

이미 유상무와 장동민은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비하 논란을 겪은 후 지난해 공식 사과를 한 바 있습니다. 그 이후 비슷한 논란이 다시 반복된 만큼 더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bluebell@kukimedia.co.kr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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