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날 오전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오전 9시 40분께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신 전 대표는 취재진에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검찰 수사에 최대한 성의껏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본사에 보고했나', '제품 유해성을 검증했나'는 등의 질문에 "검찰에서 모든 걸 밝히겠다"고 입장를 전하면서도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은 사전에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현장에는 피해자 유족 10여명이 '옥시는 피해자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억울하게 죽어간 우리 아이 살려내라!'는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울먹였다.
신 전 대표는 문제의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인산염 성분이 든 가습기 살균제(제품명: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가 출시된 2001년 옥시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였다.
당시 제품 개발·제조의 실무 책임자였던 전 옥시 연구소장 김모씨, 전 선임연구원 최모씨 등도 이날 피의자로 소환됐다.
이들은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인체에 유해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해 인명 피해를 낸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화학성분인 PHMG를 넣어 제품을 제조·판매한 경위와 제품 유해성을 사전에 알았는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신 전 대표에게 영국 본사가 제품 제조·출시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추궁했다.
검찰은 옥시측이 제품의 인체 유해성을 어느 정도 예견하고서도 대책을 세우지 않은 여러 단서를 확보한 상태다.
옥시측이 제품 출시 전인 2000년께 독일 유명 화학회사의 부설연구소 소속 교수에게서 PHMG의 흡입독성을 경고한 이메일을 받고도 이를 묵살한 사실을 파악했다.
옥시측은 독일 교수의 자문을 토대로 흡입독성 실험 필요성까지 검토했지만 결국 별도 실험 없이 판매를 강행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경고 메일을 간과한 경위 등을 확인하고자 전 선임연구원 최씨를 27일 재소환하기로 했다.
검찰은 같은 날 옥시 현 연구소장 조모씨와 PHMG 원료 도매업체인 CDI 대표 이모씨도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조씨는 제품 최초 개발·제조 과정에 참여했으며 CDI는 SK케미칼에서 PHMG 원료를 사들인 뒤 옥시측에 공급한 중간상이다. freepen0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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