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바이브 “솔직히 위기감 느낀 적 있죠… 어린 친구들은 바이브 몰라요”

[쿠키인터뷰] 바이브 “솔직히 위기감 느낀 적 있죠… 어린 친구들은 바이브 몰라요”

기사승인 2016-04-28 16:50: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그룹 바이브가 정규 7집 앨범 ‘리피트(Repeat)’를 발표한 지난 21일은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같은 날 오전 서울 도산대로 한 카페에서 만난 바이브 윤민수와 류재현은 오히려 비를 반겼다. 항상 바이브는 가을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작업하는데 막상 앨범은 주로 2~4월에 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비가 와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2년 2개월 만에 발표한 새 앨범 ‘리피트’는 악보에 그려지는 도돌이표를 뜻한다. 바이브의 예전 감성을 그리워하는 팬들을 위해 그 감성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바이브는 다시 예전 감성으로 돌아가려고 마음먹게 된 이유에 대해 털어놨다.

“바이브의 예전 감성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때 우리 음악이 어땠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결과적으로 절충한 것 같아요. 바이브 2~4집에 맞춘 곡도 있고 새로운 시도를 한 곡도 있어요. 타이틀곡 ‘1년 365일’은 제일 마지막에 작업한 곡이에요. 과한 걸 계속 내려놓다가 재현이에게 조금만 더 내려놓으라고 해서 나온 곡이죠.”(윤민수)

“저희도 나이가 드니까 늙어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 자기 모습을 가리려고 메이크업이 진해지잖아요. 그런 것들이 선을 넘지 않았나 싶었어요. 완전히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그래도 정도를 넘어섰다고 느껴지는 것들을 조금씩 빼면서 초반 감성을 찾아가는 첫 번째 과정인 것 같아요. 피처링이 많아진 것도 그 과정 중 하나고요.”(류재현)



바이브는 지난해 12월 ‘노래방 어택 티켓 드림’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노래방에서 바이브 노래를 부르고 방을 습격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콘서트 티켓을 선물하는 이벤트였다. 앞으로도 또 이런 이벤트를 할 의향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바이브는 대중에 더 친숙하게 다가갈 방법을 항상 고민하고 있다.

“저희가 많이 잊혔더라고요. 점점 어린 친구들이 바이브를 잘 모르는 일들이 많아지니까, 솔직히 위기감을 느낀 적도 있어요. 어떻게 하면 모든 연령층과 더 친숙하게 어우러질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하죠.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 출연한 덕분에 윤민수가 아닌 ‘후 아빠’로 많이 아세요. 바이브는 잘 몰라 주시니까요. 항상 이벤트 아이템도 내고 노력하는 편인데 아직까진 획기적인 게 안 나왔어요.”(윤민수)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가 ‘음악 좀 심각하게 하지 말자’예요. 사실 처음 ‘일밤-아빠! 어디가?’ 출연제의가 왔을 때 윤민수는 싫어했어요. 저한테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여러 번 물어봤죠. 아이와 친해질 시간도 필요하니까 한번 해봐라 해서 시작하게 됐는데 그 덕도 많이 본 것 같아요. 윤민수가 대중에 많이 노출된 걸 고맙게 생각해요. 그 프로그램이 아니었으면 바이브도 지금보다 더 잊히지 않았을까 싶어요.”(류재현)

얘기가 나온 김에 윤후의 근황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3년 전 방송을 통해 처음 알려진 윤민수의 아들 윤후는 벌써 초등학교 4학년이 됐다. 윤민수는 “얘기 안 하려고 한다”면서도 아들 자랑과 함께 미래 계획까지 털어놨다.



“요새 학교 다녀요. 자기 자신을 보호하라는 차원에서 격투기도 배우고 있죠.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또 제가 적극적으로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어요. 피아노가 끝나면 드럼, 그다음엔 베이스와 기타를 가르칠 생각이에요. 중학생이 되면 재현 삼촌에게 보내서 미디(MIDI)를 가르치려고요.

자식이라 그런 게 아니라 음악에 소질이 있는 것 같아요. 피아노도 다른 친구들보다 진도가 빠른 편이고요. 개인적으로는 저와 같은 음악을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항상 ‘너는 얼굴이 가수는 아니다’라고 얘기해요. 그럼 후가 그러죠. ‘내가 누굴 닮았는데’라고요. 그러면 ‘너는 프로듀서가 돼라. 나는 가수를 할게’라고 말해줘요.”(윤민수)

바이브의 새 앨범에는 총 14곡이나 포함됐다. 최근 디지털 싱글과 미니앨범이 대부분인 추세와 완전히 다른 행보다. 세계적인 가수 알 켈리(R.Kelly)가 선물한 수록곡 ‘아이 바우(I Vow)’를 제외하면 13곡 모두 류재현, 윤민수의 자작곡이다. 신곡들이 아까울 법도 하지만 바이브는 앞으로도 정규 앨범을 고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시대의 역행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처음엔 20곡이 넘는 곡을 2장의 CD에 담으려고도 했어요.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추리고 추린 끝에 14곡을 앨범에 담게 됐죠. 분명 최근 소비형태에 반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희는 아직 싱글 앨범을 한 번도 안 내봤어요. 예를 들면 장인처럼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찌개 잘하는 집’ 같은 것 있잖아요. 이런 것들이 너무 없어져서 ‘우리라도 남아 있자’ 싶었죠. 이승환 선배님도 그렇고 아직 정규 앨범을 고수하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가 테이프, CD로 음악을 소비하던 마지막 세대인 만큼 끝까지 지켜보려고요.”(류재현)

지난 21일 0시 정규 7집 앨범 ‘리피트’를 발매한 바이브는 오는 6월 25~26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7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bluebell@kukimedia.com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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