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이 방송작가 유병재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유씨가 어버이연합 풍자 동영상에서 허위사실을 담은 영상을 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12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추선희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최근 풍자 동영상을 만든 방송작가 유병재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최근 어버이연합은 청와대, 국정원, 전경련과 얽혀 있는 이른바 ‘어버이연합 게이트’에 연루돼 있다. 어버이연합은 그동안 청와대 행정관 지시로 세월호 유가족 반대 집회, 국정교과서 찬성집회 등에 참석하는 한편, 전경련을 통해 자금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어버이연합 게이트로 휴대폰을 정지하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추 총장은 11일 방송작가 유병재씨를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을 찾아 직접 고소장을 제출했다.
유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어버이날 캠페인-고마워요 어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58초짜리 이 영상에는 친구나 직장상사를 대하는 태도와 아버지를 대하는 태도가 상반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들은 휴가 나온 친구에겐 고생했다고 격려하는 반면 매일 입대하는 아버지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아들은 또 대리비를 챙겨주는 상사에겐 90도 각도로 감사 인사를 한다. 그러나 아버지에겐 일당 2만원이 전부인 돈을 빼앗듯 받는다. 또한 드라마에서 북한과 싸우는 송중기가 나오자 멋있다며 극찬하지만, 북한과 싸우는 아버지가 뉴스에 나오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영상은 “고마워요. 어버이”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12일 현재 기준으로 31만8000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영상을 두고 어버이연합 측은 "영상에서 어버이연합 회원으로 묘사된 주인공의 아버지가 일당 2만원을 받고 가스통 시위에 나서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며 "공연히 허위사실을 담은 영상을 제작 다수에게 퍼뜨림으로써 어버이연합을 조롱거리로 만들고 어버이연합 회원들에게 모멸감을 안겨주었다"라고 밝혔다.
어버이연합 측은 "대다수가 6.25를 경험한 80대 이상의 초고령자들인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남다른 안보관과 애국심을 지녔다"라며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오히려 회비를 내고 활동하며, 폐지와 고물을 팔아 활동비를 조달한다"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이 영상이 풍자를 뜻하는 장면들은 있지만, 어버이연합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영상에서 어버이연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 있는 요건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newsroo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