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대구=김덕용 기자, 부산경남=강종효 기자]"부산 가덕도냐, 경남 밀양이냐."
오는 6월 말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최종 결정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의 막바지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에도 지역갈등으로 신공항 자체가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 연구용역 내용에 대한 자문위원회가 26일 서울 중구 힐튼호텔에서 열려 막바지 심사 작업에 돌입했다.
연구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은 지난 25일 가덕도에 신공항을 유치하려는 부산시 추천 전문가 그룹, 26일엔 '밀양 신공항'을 주장하는 대구와 울산, 경북, 경남 측이 추천한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각각 입장을 들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지역갈등이 계속되면 신공항은 필요없다는 수도권의 반대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며 유치전 자제를 주문했다.
하지만 자체 용역 결과를 내세우고 있는 부산시와 접근성, 안전성을 주장한은 대구와 울산, 경(남)도의 불 붙은 유치전은 계속되고 있다.
◆해외전문가 가덕도 우세
부산시는 항공컨설팅업체인 영국 ARUP에 컨설팅을 의뢰한 결과 가덕도가 우세하다는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컨설팅 결과 신공항 입지 계층분석 선호도(AHP) 조사에서 가덕도는 100점 만점에 72점을 받아 밀양(42점)에 30점 앞섰다. 가덕도는 장애물, 기후조건, 소음피해, 이해관계 상충 등에서 밀양을 크게 앞섰다. 이용객 수용량도 가덕도가 활주로 1본당 3040만명으로 밀양의 1본당 2190만명 보다 앞섰다.
부산시 관계자는 "밀양은 소음피해로 인한 운행시간 제한과 대규모 산지 절취 및 지반 성토작업, 철새 서식지 훼손 등 환경적 영향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부산시의 신공항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는 여전했다. 부산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는 이날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를 방문해 유치 성공을 기원했다.
천만호 부산 동래구의회 의장 "국토를 균형있게 발전시키고 영남권이 함께 번영하기 위해서는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밀양 '접근성+경제성' 우수
신공항 연구용역 자문위원회에서 대구와 울산, 경남북은 밀양이 영남권 어디서나 한시간내 접근 가능하고 활주로 건설비가 가덕도에 비해 적은 강점들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항목 중 접근성과 경제성 배점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용역을 맡은 ADPi측은 산으로 둘러싸인 밀양 입지 안전성과 환경훼손 논란에 대한 해소방안을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구 등 4개 시·도와 부산시는 각각 영남권 신공항 관련 새 계획을 국토부에 제출한 바 있다. 대구시는 건설비와 관련해서 "밀양의 신공항 건설 사업비는 활주로 2본에 약 4조7000억원, 가덕의 경우 활주로 1본에 약 6조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제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장애물 산 절취량과 관련해서도 "밀양의 절토량은 가덕의 2분의 1인 5000만㎥밖에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강주열 남부권신공항추진위원장은 "가덕도는 태풍과 해일 등 각종 자연재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부산에서 뭐라고 하든 세계적 공항전문가 집단인 ADPi가 객관적으로 판단해 입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역발표 이후
신공항 연구용역 자문위원회는 27일 영남권 각 지자체와 연고·이해관계가 없는 중립적인 전문가 그룹과 회의를 갖는다.
자문위원회가 끝나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제시한 항공 운영과 주변 개발, 대기 조건, 연계 교통, 건설 비용, 환경 영향 등 9개 입지 선정 기준과 국내외 공항 건설 사례 등을 참고해 30여개 세부적인 평가 기준과 가중치(배점) 등을 정한 뒤 다음 달 중순 이후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객관성 확보 등을 위해 ADPi 용역 연구팀이 직접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입지가 결정되면 내년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와 2018년 기본 계획 수립, 2019년 설계 작업 등을 거쳐 이르면 2020년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 관계자는 "10년동안 끌어온 영남권 신공항 문제가 이번에도 결론을 못 내면 거센 국민저항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도 더 이상 미룰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v10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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