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에만 ‘종금형 CMA(어음관리계좌)’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중·소형사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다음달 중 ‘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 발표를 앞두고 이 중 원리금이 5000만원까지 보장되는 종금형 CMA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IB)에 한해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에는 자기자본 3조원대 증권사에 대형IB 자격을 부여했지만 이를 5조원대로 올린다는 것이다.
당장 중·소형 증권사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증권업계의 합병으로 초대형 증권사가 여럿 탄생하고 있는 시점에서 경쟁력이 크게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자기자본 3조원대의 대형사들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지난 2013년 금융당국이 대형IB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에만 자격을 부여한지 얼마 안돼 기준을 더 강화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현재 자기자본 수준이 5조원에 달하는 곳은 50개사 중 미래에셋대우 한 곳 뿐이다. KB금융이 인수한 현대증권도 KB투자증권과 합병한다고 해도 4조원 조금 넘는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이를 허용할 경우 결국엔 일부 대형사에 대한 특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비판이 이른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대형사들의 합병으로 업계 내에서 중·소형사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일부 대형사만 가능한 사업을 내주면 경쟁이 되겠냐”며 불만을 쏟아냈다.
금융당국은 업계 불만에도 불구하고 증권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자기자본 규모를 키워 기업금융 등 수익비중을 높여 글로벌 시장에 적합한 모델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가 건의한 사항들에 대해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이라며 “늦어도 다음달까지 관계부처와 협의해 육성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석경 기자 hsk870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