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이 "마약상을 죽여도 좋다"는 강력한 단속을 선언한 이후 한 달 보름여 만에 약 60명에 가까운 마약 매매 용의자가 사살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6일 필리핀스타 등 현지언론사는 필리핀 경찰이 5월9일 대선 이후 마약 용의자 59명을 사살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두테르테 당선인이 마약 용의자 검거에 최고 500만 페소(1억2천만 원)의 포상금을 걸며 대대적인 단속과 총기 사용을 촉구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는 30일 두테르테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범죄와의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경찰의 총기남용과 범죄 용의자 즉결처형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가 추진하는 사형제 부활을 둘러싼 논란도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 내정자는 한 교도소에 수감된 거물 마약상들이 두테르테 당선인을 암살하기 위해 5천만 페소(12억5천만 원)의 현상금을 걸었다고 밝혔다.
로버트 레예스 '사형제반대연합' 전 대표는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범죄자를 죽이는 것은 보복과 분노, 증오, 죽음의 문화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필리핀 국가인권위원회는 물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두테르테 당선인의 범죄 소탕 방식과 언행에 대해 이미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