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거리에서 수십 년간 보통 사람들의 패션을 카메라로 기록했던 뉴욕타임스(NYT) 사진기자 빌 커닝햄이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NYT는 뇌졸중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던 커닝햄이 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1929년 보스턴에서 태어난 커닝햄은 1948년 하버드대를 중퇴 후 19살에 뉴욕으로 온 이후 1953년 시카고트리뷴에 패션 관련 글을 싣다 곧 사진으로 관심을 옮겨 거리의 사람들을 찍기 시작했다.
이후 1978년 그가 찍은 여배우 그레타 가르보의 사진이 NYT에 실린 것을 시작으로 NYT에 합류해, 이후 40년간 '온 더 스트리트'(On the Street) 등의 고정 사진 칼럼을 맡아 뉴욕 거리의 패션 등을 전해왔다.
비영리기구인 뉴욕기념물관리위원회는 2009년 뉴욕 거리에서 사진 찍고 있는 그의 모습을 2 살아있는 기념물로 지정했다. 같은 해 잡지 뉴요커는 그의 칼럼을 "뉴욕의 비공식 연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딘 베케이 NYT 편집국장은 "빌 커닝햄은 매우 윤리적인 언론인이었고 패션에 대해 매우 개방적이었다"며 "그의 거리 사진들을 보는 것은 뉴욕의 모든 것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커닝햄이 파란 재킷을 입고 자전거를 탄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모습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는 그가 사진에 담은 뉴욕의 생생하고 활기찬 모습을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