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암세포가 대장에만 퍼진 초기 대장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95.3%이다. 하지만 간처럼 멀리 떨어진 장기에 전이된 말기 대장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9%로 크게 떨어진다.
이처럼 생존률이 희박해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다발성전이 말기 대장암 환자도 치료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대장암 다학제팀은 2013~2015년 간과 방광, 전립선 등 여러 장기에 암이 전이된 4기 대장암 환자 15명에게 항암치료를 진행한 결과, 73.3%인 11명 환자의 종양 크기가 줄어들어 수술 가능한 상태가 됐다고 밝혔다. 이후 광범위한 통합절제를 통해 종양을 제거해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었다.
이번 대장암 다학제팀은 외과, 소화기내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교수들이 환자별 맞춤형 치료방법과 치료순서를 논의했다. 이들은 때에 따라 항암치료를 먼저 진행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추가했다. 장폐색증이 동반된 경우 스탠트 삽입술을 통해 대장기능을 회복시켜 배변이 가능한 상태를 만드는 등 여러 진료과 의료진들이 원활한 소통과 의견교환을 통해 치료가 어려운 전이성 말기대장암 환자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아낸 것이다.
특히 환자들에게 2주 간격으로 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먼저 투약한 후 4차례, 8차례마다 검사를 통해 수술 가능한 시점을 평가했다. 진행성 대장암 환자는 2주마다 항암치료 혹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과의 접근성이 매우 중요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해 지역의 암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는 진료환경을 제공했다.
김정연 외과 교수는 “수술에 앞서 먼저 항암약물치료나 방사선 치료로 종양크기를 줄이면 진행성 암의 크기를 국소화시켜 수술 가능한 상태로 전환할 수 있다”며 “직장암의 경우 다학제 치료를 통해 항문에서 거리가 가까워 인공항문을 만들어야 하는 환자도 95% 이상 항문을 보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yes22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