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시위를 자처한 경북 성주 군민들의 대규모 집회가 조용히 마무리됐다.

21일 오후 2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반대를 위해 성주 군민 2000여명이 서울역 광장에 모였다.

외부 세력 개입 논란을 의식한 듯 군민들은 모두 왼쪽 가슴에 파란 리본을 달았다. 이도 모자라 거주지와 이름을 적은 명찰을 목에 걸기도 했다.

성주 군민들은 이날 머리띠, 플라스틱 모자, 플랜카드, 방석 등 많은 일회용품을 사용했으나 자체적으로 모든 쓰레기를 수거했다.

집회참여자들은 "절대 쓰레기를 남기면 안 된다"며 종량제 봉투를 나눠가졌다.

성주사드배치저지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 김안수 공동위원장은 "사소한 마찰도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라" "불상사 책임 못 진다"며 거듭 질서를 강조했고, 군민들 역시 '폭력 행동 금지' '주변 정리' '음주·가무 절대 금지' 등 행동 지침을 만들어 준수했다.

지난 15일 황교안 국무총리의 성주 방문에 달걀·물병 세례로 대응했던 격한 반응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여론의 질타를 의식한 모습이다.

앞서 군민 100여명이 나서기로 한 삭발식에는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장만 참여했다.

질서 유지를 담당했던 태권도협회와 해병전우회는 군민에게 다가서는 기자들을 접근을 막았다.

성주 군민도 "모든 질문은 투쟁위에 하라"며 시종일관 말을 아꼈다. 

민수미, 정진용 기자 min@kukinews.com

사진=박효상, 박태현 기자 tin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