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민아 “공심이가 이렇게 많이 사랑받을 줄 생각도 못했어요”

[쿠키인터뷰] 민아 “공심이가 이렇게 많이 사랑받을 줄 생각도 못했어요”

기사승인 2016-07-22 18:08:20


지난 17일 종영된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는 걸스데이 멤버 민아의 첫 주연작이었다. 방송 전부터 민아의 연기력에 관심이 쏠린 건 당연했다. 얼마나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는지, 또 남궁민, 온주완, 서효림 등의 배우들과 어떤 연기 호흡을 보여주느냐에 드라마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결과는 좋았다. 첫 회부터 민아의 연기에 대해 ‘기대 이상’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민아가 안정감있는 연기를 보여준 덕분인지 첫 회 시청률 8.9%(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한 ‘미녀 공심이’는 마지막회 15.1%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종영했다. tvN 드라마였으면 포상휴가를 갔을 성적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정작 당사자인 민아는 담담했다. 지난 20일 서울 논현로 한 웨딩홀에서 만난 민아는 드라마가 거둔 성적이나 인기는 물론 자신이 얼마나 잘 해낸 것인지 잘 실감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민아에겐 성공적으로 무사히 종영했다는 기쁨보다는 드라마가 끝났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 

“처음엔 대본이 재밌어서 마니아층이 좋아하실 거라 생각했어요. 이렇게 공심이가 많이 사랑받을 줄은 생각도 못했죠. 첫 주연이기도 하고 분량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처음부터 마지막 촬영 때까지 이어졌어요. 많이 배우려고 감독님과 선배님들을 계속 찾아뵙고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끝나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섭섭한 느낌이 더 커요. 아직 제가 공심이를 보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민아는 누구보다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공심이를 ‘진짜 사랑스러운 아이’라고 정의했다. 그 사랑스러움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순간은 남궁민과 함께 있는 장면에서다. 공심이 뿐 아니라 민아에게도 남궁민은 대체할 수 없는 존재다. 남궁민을 보며 배우가 얼마나 힘든 직업인지 느꼈을 정도다.

“남궁민 오빠 같은 파트너를 다시 만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부족한 많은 부분을 채워주시고 다듬어 주셨어요. 오빠가 대단한 배우라는 걸 촬영하면서 많이 느꼈어요. 촬영 막바지에 잠도 못자고 많이 힘드셨을 텐데 끝까지 저를 챙겨주셨어요. 이만큼 나에게 애정을 주셨구나 싶어 감사해요. 또 연기를 놓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의 자세를 배웠어요. 배우로 오랜 시간 활동하시면서도 자신의 일에 대해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민아는 인터뷰 내내 앞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바람, 혹은 욕심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이 많은 모습이었다.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생각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했다. 서두르기보다 천천히 가고 싶어서다.

“요즘 방민아라는 사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앞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될지 궁금했죠. 목표를 잃어서인지 방황도 많이 했어요. 사실 가수로 데뷔했을 때는 제가 연기를 하게 될 줄 몰랐어요.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흥미가 생겨서 하게 된 거죠. ‘미녀 공심이’라는 큰 행운이 찾아온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사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도 되고 벅차요. 드라마를 찍으면서 스스로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나 장르를 하겠다는 생각을 감히 못하겠더라고요. 아직은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조금씩 해내가면서 천천히 다가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민아는 배우 방민아에 대해서도 신중했다. 연기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자신감이 붙진 않았다. 대신 배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됐다. 또 자신도 선배들 같은 배우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배우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을 괴롭혀야 하는 것 같아요. 자신에 대해 의심하고 연구하는 걸 반복해야 하는 사람인 거죠. 선배들을 보니 대사 하나에도 이게 맞나, 저게 맞나, 이건가 하면서 끝없이 고민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멋있어 보였어요. 한 번은 내가 저렇게 끊임없이 나에게 물어보고 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어요. 내가 저 선배들과 똑같이 꾸준하게 갈 수 있을지 궁금해요. 그 해답을 찾기엔 아직 짧은 시간인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는 건 욕심내지 말고 차근차근하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해보자는 정도예요. 너무 잘하려고 하면 부담감이 커져서 더 못할 것 같더라고요.”

민아는 ‘미녀 공심이’에 대해 자신의 인생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작품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는 공심이가 실제 자신의 모습과 많이 닮았기 때문이었다. 집에서 차별받으며 자신감을 잃었지만, 무엇이든 해보려고 동분서주하는 공심이의 모습에 감정이입도 많이 됐다.

“처음에 대본을 보면서 가족들에게 차별 받으며 자란 공심이가 밖에 나가서 자신감이 없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집에서 차별 받은 건 아니지만 공심이의 감정이 이해가 됐어요. 자신이 누군지 방황하면서도 꿈이 있고 그것을 이뤄나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 비슷하더라고요. ‘미녀 공심이’는 저에게 터닝 포인트 같은 작품이었어요. 잠시나마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드렸다는 사실이 영광스러워요. 시간이 지나도 공심이를 마음 깊숙이 남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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